최초의 국민은 누구인가?
서호철, 누가 국민이고 누가 유권자가 되는가? 281면.
<최초의 국민이 누군지 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떤 문제를 초래하는가?>
일본의 패전으로 제국은 해체되었으나 그렇다고 곧바로 ‘조선’이나 ‘대한’이라는 국가가 세워지지는 않았으므로, 이때부터 대한민국(과 북한) 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조선인의 국적이 어떻게 규정되고 처리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런 가운데 암묵적으로 남한만을 대상으로 한 입법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미군정은 제헌의회 총선거를 위한 보통선거법 제정을 입법의원의 최우선 과제로 부과했다. 1947년 2월 28일 군정장관 러취 명의로 입법의원에 회부된 남조선보통선거법 초안에서는 전체유권자를 ‘조선인’, ‘조선인민’이라고 지칭했다. 조선인(민)은 “조선 내 또는 조선 외에서 조선인 양친간에 출생한 자”로 정의되었지만, 덧붙여서 선거인 등록 때 각 선거인은 “조선국적 또는 시민권 이외의 일체의 국적 및 시민권을 이후 영구히 適式으로 포기한다는 것을 확인 또는 정당히 선서”하고 “조선에 대하여 忠順하겠다는 것을 확언 맹세”할 것이 요구되었다.
이후 선거법의 ‘국민’은 1948년 1월 「입법의원선거법시행세칙」에서 최초로 “1 조선에 호적을 가진 자, 2 조선인 양친 사이에서 출생한 자, 3 조선인을 부친으로 하여 출생한 자로서 타국의 국적 또는 시민권이 없는 자”라고 정의되었다.
총선거 다음날인 1948년 5월 11일 공포된 「국적에 관한 임시조례」는 그해 말에 가서 제헌의회가 제정한 대한민국 「국적법」으로 대체되었다. 선거를 위해 현시점의 ‘국민’이 누구인지만 간단히 밝힌 입의세칙과 국회세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두 법령은 처음으로 국적의 취득과 상실, 회복 등의 절차를 규정했다.
「국적법」 문면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국적을 판별할 궁극적 근거는 여전히 호적이었다. 일차적으로 “조선인 부(모)로부터 출생한 자”가 조선인이라고 규정되었으나, 그 부(모)가 조선인임은 어떻게 입증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입법의원과 제헌의회 선거과정에서, 또 대한민국 「국적법」 제정과정에서 ‘조선인’과 ‘국민’의 정의는 여전히 애매한 채로 남았다.
재외국민
이준일, 헌법학 강의, 102면.
재외국민이란 외교공관원이나 상사주재원 또는 해외교포와 같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외국에서 장기 체류하거나 영주권을 얻어 영주하는 국민을 말한다. 국가는 이러한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헌법 제2조 제2항).
재외국민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밖에 있으므로 외국 정부 또는 외국인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체류 국가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조약 등을 통해 법적 지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재외국민의 보호에 대한 제1차적 책임은 재외공관이 진다. 대한민국 재외공관 설치법 제2조에 따르면 재외공관은 대사관과 대표부, 총영사관으로 나뉜다. 대사관은 세계 각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정부 역할을 하며, 경제협력, 우리 국민의 보호, 문화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대표부는 UN 등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한다. 총영사관은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양국 간의 우호 관계 촉진을 위한 활동을 한다. 우리나라는 180여 개의 재외공관을 가지고 있다.
헌법 제2조 제2항에 의한 재외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는 청구가 있어야 보호하는 소극적 의무가 아니라, 청구가 없더라도 보호해야 하는 적극적 의무로 이해된다. 하지만 재외국민의 보호는 법률에 의해서 구체적으로 형성되므로 특정한 내용의 보호를 요구하는 권리는 아니다.
참고로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고 국외거주자에 대해서 부재자투표제를 실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헌법재판소는 이전의 판례에서 합헌이라고 했지만, 판례를 변경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또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고 국내거소신고도 하지 않은 재외국민에게 임기 만료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합헌이지만, 재외선거인에게 국민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헌법불합치결정을 했다.
<여러분이 재외 국민이 되면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까?>
외국국적동포
재외국민을 포함한 재외동포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은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를 구분한다. 이에 따르면 ① 재외국민은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하거나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② 외국국적동포는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로 정의된다.
외국국적동포는 재외국민과는 달리 외국인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외국인으로서 지위만 인정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 동포를 매몰차게 외국인으로만 대하는 것도 인도적이라고 볼 수 없다. 외국국적동포로 인해 우리가 유·무형의 이익을 얻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은 외국국적동포에 출입국, 체류, 부동산거래, 금융거래, 건강보험 등과 관련한 여러 가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참고로 대통령령인 같은 법 시행령은 외국국적동포를 국외로 이주한 시점이 정부수립 이전인지 또는 이후인지에 따라 차별 대우 했는데 이에 대해서 헌법재판소는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바 있다. 정부수립 전에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이나 러시아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게만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이다.
<이민을 가고 싶은가? 가고 싶다면 어떤 나라로 가고 싶은가?>
읽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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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민’이라 함은 우리 나라 국민이 생업에 종사하기 위하여 외국에 이주하거나 외국인과의 혼인 및 연고관계로 인하여 이주하는 자를 의미하는데(해외이주법 제2조 제1항) 실제는 국외에서 직장을 구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하여 편의상 이민의 절차를 밟는 경우가 적지 아니하며 이러한 경우에는 국적법 제12조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 국적을 상실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재외국민으로서의 기본권을 의연 향유한다.”
헌재 1993. 12. 23. 89헌마189, 판례집 5-2, 622,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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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한 사람에게 해직공무원 보상 금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헌법 제2조 제2항 위반 아닐까?
헌법 제2조 제2항에서 규정한 재외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에 의하여 재외국민이 거류국에 있는 동안 받는 보호는 조약 기타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와 해당 거류국의 법령에 의하여 누릴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의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거류국과의 관계에서 국가가 하는 외교적 보호와 국외거주 국민에 대하여 정치적인 고려에서 특별히 법률로써 정하여 베푸는 각종 지원을 뜻하는 것으로 해직공직자에 대하여 국가가 사회보장적 목적의 보상을 위하여 제정한 위 특조법의 보호법익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라 할 것이므로, 위 특조법에서 이민간 이후의 보상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었다고 하여도 국가가 헌법 제2조 제2항에 규정한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행하지 않은 경우라 할 수 없다.
헌재 1993. 12. 23. 89헌마189, 판례집 5-2, 622, 6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