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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법의 체계

수평적 구조: 공법과 사법

공법이란 국가와 국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관계 혹은 국가·지방자치단체와 개인 간의 관계를 정하는 법 및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조직·활동을 정하는 법을 말한다. 사법은 개인 상호 간의 관계를 정하는 법을 말한다. 행정법·형법·소송법·국제법은 공법이고, 민법·상법·국제사법은 사법이다.
그러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인과 같은 자격으로 사인과 여러 가지 관계에 서게 되는 때에는 이를 규율하는 법은 사법이다. 예를 들면, 시영버스 사업은 개인 운영 버스 사업과 성질이 같으므로 시영버스와 승객과의 관계는 사법상의 관계로 본다.
공법은 대부분 강행법이고, 사법에는 임의법이 많다. 강행법(또는 강행규정)은 당사자의 의사 여하에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적용되는 법을 말한다. 예를 들면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한 형법(제250조)의 규정은 강행법이다.
형법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②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에 대하여 임의법(또는 임의규정)이라 함은 당사자가 법의 규정과 다른 의사를 가지고 있을 때에는 법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당사자의 의사에 따르게 되는 법, 즉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법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임대인(賃貸人)은 목적물을 임차인(賃借人)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한 민법(제623조)의 규정은 임의법이다. 따라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이와 다른 약속을 하여도 무방한 것이다.
민법 제623조(임대인의 의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고용자와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맺을 때 그 약속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약속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국가가 법으로 규제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이렇게 개인 간 합의를 존중하지만 국가가 법에 따라 이와 같은 합의에 여러 가지 제한을 가하는 분야, 따라서 공법과 사법이 혼합된 법의 분야가 생겼다. 이와 같은 분야의 법을 사회법이라 한다. 노동법이나 경제법이 사회법에 속한다.

<헌법은 공법과 사법 중 어느 쪽에 포함되는가?>

수직적 구조: 헌법-법률-시행령-시행규칙-조례

대한민국의 법체계는 최고규범인 헌법과 헌법 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법률, 그리고 법률의 효과적인 시행을 위한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조례와 같은 법들로 체계화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법은 일정한 위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상위법의 위임 또는 상위법의 집행을 위하여 제정되는 하위법은 상위법에 저촉되는 내용을 담을 수 없다.
헌법은 대한민국의 최상위 법규범으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 정부 구조, 경제 질서 및 선거관리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한다. 헌법은 대한민국 모든 하위법의 제정과 개정의 기준과 근거가 된다. 만일 법률이나 대통령령 등이 헌법에 위반될 경우, 헌법재판소는 헌법의 규정, 또는 헌법의 기본이념에 대한 해석을 통하여 당해 법령의 위헌 여부 등을 결정한다.
법률은 국회에서 제정되는 성문법이다. 헌법이 법률로 규정하도록 위임한 사항과 법률로 제정할 만큼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법률을 제정한다. 특히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르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때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헌법 제37조 ①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②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법률보다 낮은 단계에는 명령, 행정규칙, 조례 등의 법이 있다. 명령에는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과 같은 것이 있다. 이러한 명령은 행정입법 체계상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의 범주에 들어간다. 행정규칙은 행정기관 내부에서 직무수행이나 업무처리 기준을 제시할 목적으로 제정하며, 행정입법 체게상 훈령, 지침 등의 이름으로 부른다.
독일의 법학자 한스 켈젠은 법단계설이라는 이론을 주장했다. 이것은 법치국가에서의 법의 구조에 관한 이론으로, 입헌주의적 법치국가에서 헌법을 정점으로 하여 수많은 법령이 하나의 통일된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은 존재할 수 있는가?>

법 조문 읽기와 찾기

법은 의미가 명확한 짤막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문에는 일련번호가 붙어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조’다. “제1조, 제2조”와 같이 부른다. ‘조’ 아래에 동그라미 숫자가 나오는데, 이것을 ‘항’이라고 부른다. ①은 제1항, ②는 제2항으로 읽는다. ‘항’ 아래에는 1. 2. 3.과 같은 표시가 나온다. 이것은 ‘호’라고 부르며, “1.”은 제1호, “2.”는 제2호라고 읽는다. 그다음에는 가. 나. 다.와 같은 부호가 나온다. 이것은 ‘목’이라고 부르며, 가목, 나목, 다목이라고 읽는다.
결국 “조-항-호-목”이라는 위계로 되어 있다. 이 위계를 잘 모르거나 읽는데 혼동을 일으킨다면 법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자질도 갖추지 못했다고 인식되므로,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제00조, 제00항, 제00호라고 부르지만, 목은 ‘제’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법학과를 다니면서 헌법, 민법, 형법 등 중요하고 핵심적인 법을 공부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수많은 법 중에 극히 일부일 뿐이다. 국회가 제정한 법률만 해도 2026년 3월 기준 1,706건에 이른다. 사회에 진출하면 정말 다양한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참고로 특수한 분야의 법을 잘 알면 그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선거와 관련된 법률을 잘 안다거나 대학과 관련된 법률을 잘 안다거나 마약에 관한 법률을 잘 알거나 아동이나 가정폭력에 관한 법률을 잘 안다면, 자연히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법은 워낙 많으므로 많은 사람이 공부하지 않는 분야를 선택해서 공부하면, 그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법은 어디에서 검색할 수 있을까. 법을 찾기 위해서는 국가법령정보센터라는 사이트 또는 앱을 이용하면 된다. 이 사이트에서 헌법부터 지방자치단체 조례까지, 그리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법령을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법이 개정되는 경우 개정한 이유와 바뀐 조항까지 찾아볼 수 있다.

읽기 자료

장영수, 헌법학, 2024, 23면
법조문만 공부하면 법학 공부는 완성될까?
법실증주의는 18세기 자연과학을 풍미하던 실증주의의 방법론을 법학에 도입한 것이다. 실증주의적 방법을 법학에 도입한 법실증주의는 ‘법의 해석 적용’에 있어서, 또는 ‘법의 일반이론’의 고찰에 있어서 일체의 법이념이나 윤리적·정치적·사회적 고려를 배격하고 국가에 의해 제정된 법(실정법)만을 형식 논리적으로 파악하려는 입장을 취했다.
법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일을 막는 방법이 있을까?
법실증주의의 탄생 배경에는 법학의 객관성과 학문성의 확보 및 이를 통한 공정한 법 적용의 관철이라는 목표가 있었다. 법의 해석과 적용이 그 권한을 가진 사람의 자의(恣意)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에서는 법의 공정성도 법학의 객관성도 전혀 가능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개인의 자의를 막기 위해서는 논리적 추론에 의해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 적용의 결과가 미리 예측될 수 있도록 객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권력자의 자의가 법적용에 개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결국 법실증주의의 출발점은 법학의 객관성 확보를 통하여 법 적용의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데 있었던 것이다.
법실증주의에는 문제가 없을까?
법의 형식 내지 실정성의 여부만을 고려할 뿐 그 내용을 전혀 묻지 않음으로 인하여 법의 내용적 정당성의 문제를 법학의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하였고, 결과적으로 입법자에 의한 법제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약을 가하지 않아 입법자를 마치 전능한 지위에 있는 것처럼 만들었다. 그러한 법실증주의의 태도는 결국 전체주의에 의하여 쉽게 악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구분
핵심 명제
대표 학자
한 줄 특징
법실증주의
법의 효력은 도덕이 아니라 실정법에 의해 결정된다
Hans Kelsen
법과 도덕의 분리
결단주의
법질서는 궁극적으로 주권자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 성립한다
Carl Schmitt
예외상태에서 드러나는 주권
통합론
국가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는 통합 과정이다
Rudolf Smend
국가는 통합의 역동적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