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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북한의 헌법

북한 헌법의 역사

이승택, 북한 헌법상 기본권 규정의 특성과 변천, 23면.
북한의 현행 헌법은 2019년 8월 개정된 것으로 정식 명칭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이다. 1948년 제정된 북한 헌법은 여러 차례 개정, 수정 보충되었으며, 그 개정의 주요 과정은 우리나라 헌법 개정사와 유사하게 권력구조의 개편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특히 중요한 헌법개정은 주체사상을 전면화하면서 사회주의 헌법으로서의 속성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는 1972년 헌법개정과 20년 만에 헌법을 개정하면서 전면적으로 헌법의 체계를 손질한 1992년 헌법개정, 김일성 사후에 국가체제 정비와 함께 이뤄진 1998년 헌법개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인권의 관점에서는 처음으로 헌법에 인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2009년 헌법 개정도 의미가 있다. 특히 이러한 인권 개념을 헌법에 사용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 대두된 북한 인권 문제가 2003년 북한 인권결의안이 유엔인권위원회에서 계속 채택되다가 2005년부터는 유엔총회에서 채택되면서 북한이 느낀 압박감이 반영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분명한 것은 북한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인권 존중과 보호는 보편적 의미의 인권 보장과는 다른 구조와 성격을 갖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 헌법은 북한을 대외적으로 설명하고 선전하고 도구로서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가해지는 북한 인권에 대한 압박을 헌법 개정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해 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은 일정 부분 합리적 근거를 가진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12년 헌법 개정은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이후 성립된 김정은 체제의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 사망으로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한 1992년 헌법과 같은 맥락에서 김정은을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명시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국방위원장을 국무위원장으로 변경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2016년 6월 헌법 개정이 있었으며, 2019년에는 두 차례의 헌법 개정을 실시하여 국무위원장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였다.

<독재와 인권은 양립할 수 있을까?>

북한 헌법의 지위와 성격

이승택, 북한 헌법상 기본권 규정의 특성과 변천, 15면.
북한 헌법은 이른바 북한식 사회주의 법치 실현의 중추이며, 법 형식 가운데 최고 규범으로서 다른 규범들을 지도하고 효력을 부과하는 규범의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북한 헌법은 부문법, 규정, 세칙 등의 하위 규범을 통해서 구체화되며, 실현된다. 이러한 속성은 우리 헌법이 가지고 있는 지위 및 성격과 상당 부분 유사점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북한 헌법은 공동체의 최고 규범은 아니다. 북한 헌법은 사회주의 법치의 특성 및 주체사상, 당과 수령 영도주의 등을 토대로 헌법을 지도하는 여러 규범과 정치적 주체들 하위에 존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고주권기관의 권한을 선언하고 설정하는 헌법조차 국가의 최고 영도자의 지위에 있는 국무위원장의 명령과 최고 정책적 지도기관의 지위에 있는 국무위원회의 결정보다 상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서 김일성, 김정일의 유훈, 당의 유일사상확립의 10대 원칙, 당 규약, 당 지시가 헌법보다 우위의 규범적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유훈, 10대 원칙, 당 규약 등은 헌법이라는 명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일종의 헌법적 문서의 지위를 갖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국무위원장의 명령, 국무위원회의 결정, 당 지시 등이 헌법적 문서 상위에 존재하는 체제를 단순히 여러 개의 헌법적 문서가 병립하는 체제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법 형식 관점에서 북한법 체계를 정리해보면, 크게 헌법, 부문법, 규정, 세칙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러한 법 형식은 일정한 위계를 가지고 있으며, 법 형식의 위계 내에서는 헌법이 가장 상위에 있는 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에서 헌법이 사실상 최고규범이 아니라는 점은 어떤 함의를 갖는가?>

북한 헌법상 기본권 규정

이승택, 북한 헌법상 기본권 규정의 특성과 변천, 29면.
북한 헌법상 기본권 규정은 크게 평등권, 정치적․정신적 권리, 사회적․경제적 권리, 인신의 자유와 권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ⅰ) 평등권으로는 일반적 평등권, 여성의 보호 등이 있으며, ⅱ) 정치적․정신적 권리로는 선거권과 피선거권, 신소권(청원권),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신앙의 자유 등이 있고, ⅲ) 사회적․경제적 권리로는 노동에 관한 권리, 휴식권, 사회 보험 및 사회 보장제도에 관한 권리, 교육에 대한 권리, 과학․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자유, 결혼 및 가정의 보호 등이 있고, ⅳ)인신 상의 자유와 권리로는 인신 및 주택의 불가침 및 서신 비밀 보장, 거주․여행의 자유 등이 있다.
이상과 같이 북한 헌법상 기본권 규정은 조문 자체의 구성만으로는 여타 국가와 비교해서 크게 손색없는 수준의 규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규정의 외형만으로 북한의 기본권 보장 체계를 이해해서는 단순히 북한 헌법의 실현되지 않고 있는 장식적 헌법이라는 비판만이 결론으로 도출될 뿐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은 사회주의국가로서 북한의 기본권과 인권에 대한 인식이다. 그리고 북한이 가지고 있는 인권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 기초할 때 비로소 북한의 인권 제도가 선명하게 보일 수 있다. 인권을 보편적․개인적 권리로 이해하는 관점에서 보면 북한이라는 국가와 사회에 인권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면 북한은 사회주의적 인간관과 인권관을 가지고 인권과 공민의 기본권리의 보장을 제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북한을 비판하기 위한 시선인지 북한을 이해하고자 하는 시선인지에 따라 북한의 인권 제도는 다른 지평에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북한의 인권 제도가 객관적으로 북한 인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와는 다른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통일을 준비하는 관점에서는이 두 가지 시선을 균형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북한 주민 인권 보장을 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2023.9.26-27.).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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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자료

헌재 2006. 11. 30. 2006헌마679, 판례집 18-2, 549
다음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자.
청구인은 북한이탈주민으로 북한에서 동의사 자격을 취득하여 20여 년간 종합진료소 임상의사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 동의사 자격을 대한민국의 한의사 자격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취지의 민원을 보건복지부와 국회 등에 제기하였다. 그리고 청구인의 이러한 민원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2004. 11. 29.)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2005. 4. 13.)은 북한에서 동의사 자격을 취득한 사실을 입증할 자료의 부족과 남․북한 보건의료제도상의 차이를 이유로 청구인에게 한의사 자격을 부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민원회신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6. 6. 13. 북한에서 취득한 동의사 자격을 대한민국의 한의사 자격으로 인정하지 아니한 보건복지부장관 및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의 진정거부처분행위의 위헌확인을 주위적 청구로, 북한 동의사 자격자에게 대한민국의 한의사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입법을 하지 않은 입법부작위의 위헌확인을 예비적 청구로 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북한 한의사 자격을 인정하는 법률을 제정할 헌법적 의무가 있을까?
의료행위는 의학적 전문지식으로 질병의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및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를 하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하므로 이를 담당하는 의료인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자신의 책임으로 그리고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지적․실무적 능력을 갖출 것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국가가 의사면허 등 의료면허를 부여함에 있어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와 기준에 따라 의료인으로서의 능력을 갖추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이를 부여하여야 하고, 이러한 당위성은 북한이탈주민의 의료면허를 국내 의료면허로 인정함에 있어서도 달라질 것은 아니다. 따라서 청구인과 같은 탈북의료인에게 국내 의료면허를 부여할 것인지 여부는 북한의 의학교육 실태와 탈북의료인의 의료수준, 탈북의료인의 자격증명방법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그의 입법형성권의 범위 내에서 규율한 사항이지, 헌법조문이나 헌법해석에 의하여 바로 입법자에게 국내 의료면허를 부여할 입법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