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과 정당민주주의
<민주주의에서 정당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로,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 국가권력을 구성하고 운영해야만 한다. 하지만 국민은 뿔뿔이 흩어져 있으며, 의견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의견을 국가에 반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 각자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익⋅이념을 중심으로 정치적 조직체를 만들어 국가권력의 구성과 운영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이 정치적 조직체가 바로 정당이다.
흔히 정당하면 국회의원이 떠오르며, 정당은 국회의원이 모인 단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정당은 그 정당을 지지하는 일반 국민, 우리와 같은 평범한 국민이 모인 단체다. 정당에 가입한 국민을 당원이라고 부르며, 국회의원은 이러한 당원 중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 당선된 사람에 불과하다. 그래서 정당은 많은 일반 국민이 당원으로서 모여 의견을 수합하고, 그것을 국가 운영에 반영하는 ‘중개체’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본다.
중개체로서 정당의 의미는 오늘날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소수의 국민만이 정치에 참여했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대중민주주의’로 발전되었고, 이러한 현실에서는 국민 각자의 의견을 수렴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 그만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정당의 중요성과 비중은 커가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국민의 대표자들은 정당의 공천과 지지를 받아야 선출될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정당 내 경선이 본선보다 치열한 경우도 많다. 이처럼 정당이 국가 운영의 중심에 서는 현상을 ‘정당국가화 경향’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제8조
①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정당제는 보장된다.
②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③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을 보조할 수 있다.
④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
정당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
헌법 제8조 제1항은 우선 정당의 설립이 자유임을 선언하고 있다. 정당설립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은 정당이 국민의 의사를 국가 운영에 중개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예컨대 국가권력의 허가가 있어야만 정당의 설립이 가능하다면, 국민의 다양한 의사, 특히 국가권력에 비판적인 의사는 국가 운영에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특정 정당을 설립하도록 강제하거나 이른바 어용 정당을 구성하도록 명령하는 것도 정당설립의 자유에 의하여 금지된다고 하겠다.
정당의 설립만 자유이고 정당의 조직이나 활동⋅해산은 자유롭지 않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당설립의 자유는 정당 조직 선택의 자유, 정당 활동의 자유, 정당 해산의 자유를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정당의 자유’를 규정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헌법 제8조 제1항 후단은 복수정당제를 규정하고 있다. 정당설립이 자유로우므로 여러 개의 정당, 즉 복수정당이 존재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복수정당제가 보장된다는 말은 정당에 원칙적으로 동등한 정치적 권리와 기회가 부여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복수정당제는 개인들이나 집단들이 추구하는 원칙이나 목적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 관용하는 것, 즉 ‘다원주의’ 원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제도로 이해되고 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말로는 쉽지만, 현실에서는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이념적 갈등이 심각한 곳에서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참고로 헌법재판소는 “오늘날 정당은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정당에서부터 공산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정당에 이르기까지 그 이념적 지향점이 매우 다양하므로, 어떤 정당이 특정 이념을 표방한다 하더라도 그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앞서 본 민주적 기본질서의 내용들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 한 그 특정 이념의 표방 그 자체만으로 곧바로 위헌적인 정당으로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다원주의 없는 민주주의도 존재할까?>
정당의 민주성과 보호
헌법 제8조 제2항은 정당의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당은 민주주의 속에서 구성되고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목적과 조직, 활동 모두 민주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파괴할 목적을 가지거나, 비민주적 조직을 가지거나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금지된다.
특히 정당의 내부 조직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하는데, 이것을 ‘당내민주주의’라고 부른다. 겉으로는 아무리 민주적으로 활동한다고 해도 내부 조직이 소수의 실력자에 의해 장악되어 좌지우지되거나, 민주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면, 결과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중개하는 조직으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그런데 현실 정치의 정당을 보면 당내민주주의가 얼마나 충실하게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돈과 권력을 가진 실력자를 정점으로 위계적이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치열한 정치 투쟁에서 승리하여 집권해야 하니 마치 군사 조직처럼 일사불란한 조직으로 변해가는 것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헌법이 요구하는 당내민주주의와 정치 현실에서 발생하는 정당 과두화 사이의 중용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헌법 제8조 제3항은 정당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당은 일반적인 단체와 구별되는 여러 가지 특권을 누리게 된다. 특히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를 ‘국고보조’라고 부른다.
정당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며, 이러한 돈을 조달하기 위해 많은 부정・비리가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태를 방치한다면 민주주의는 사실상 돈 있는 사람들의 지배로 전락할 것이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국가가 정당 운영의 자금을 보조하는 것이다.
<정당에게 국고보조를 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읽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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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설립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은 위헌이 될 확률이 클까, 합헌이 될 확률이 클까?
정당은 국민과 국가의 중개자로서 정치적 도관(導管)의 기능을 수행하여 주체적·능동적으로 국민의 다원적 정치의사를 유도·통합함으로써 국가정책의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있다. 오늘날 대의민주주의에서 차지하는 정당의 이러한 의의와 기능을 고려하여, 헌법 제8조 제1항은 국민 누구나가 원칙적으로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정당을 설립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함과 아울러 복수정당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입법자는 정당설립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입법하여야 하고, 헌법재판소는 정당설립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의 합헌성을 심사할 때에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엄격한 비례심사를 하여야 한다.
헌재 2014. 1. 28. 2012헌마431등, 판례집 26-1상, 155,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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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ㆍ중등학교 교원에 대해 정당가입을 금지하는 것은 합헌일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규정한 헌법 제7조 제1항ㆍ제2항,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헌법 제31조 제4항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보면, 감수성과 모방성 그리고 수용성이 왕성한 초ㆍ중등학교 학생들에게 교원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고, 교원의 활동은 근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학생들의 인격 및 기본생활습관 형성 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잠재적 교육과정의 일부분인 점을 고려하고, 교원의 정치활동은 교육수혜자인 학생의 입장에서는 수업권의 침해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현 시점에서는 국민의 교육기본권을 더욱 보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초ㆍ중등학교 교육공무원의 정당가입을 금지하고 있는 정당법 제6조 단서 제1호는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헌재 2004. 3. 25. 2001헌마710, 판례집 16-1, 422, 436-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