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개념
이준일, 헌법학 강의, 92면.
대한민국의 헌법은 원칙적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에게만 효력을 미친다. 헌법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해당 국가의 국민에게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민은 헌법의 효력이 미치는 인적 범위를 한정하게 된다. 이로써 국민은 헌법의 인적 적용범위를 이해함에 있어서 중요한 개념이 된다.
국민은 외국인과 대칭되는 개념으로 일정한 국가에 소속되어 있는 개개의 자연인 전체를 말한다. 특정한 자연인이 일정한 국가에 소속되는지 여부는 국적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국민은 일정한 국가의 국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자연인을 뜻한다. 일정한 국가에 소속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국적은 법적 개념이다. 다시 말해 국적을 소유하는지 여부는 법적으로 정해진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따라 순전히 법적인 의미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국적은 혈연을 기초로 한 민족이라든지 피부색을 기초로 한 인종과 같은 개념과 구별된다. 아무튼 국민은 자연인만을 포함하기 때문에 국민의 개념에서 법인이나 단체는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물론 이것이 법인이나 단체에 대해서 헌법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헌법의 효력이 미치는 국민의 개념에 법인이나 단체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이다.
자연인으로서 누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소속되는지, 또는 대한민국의 국적을 갖는지에 대해서 헌법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여 법률에 위임하고 있다. 이것을 국적법정주의라고 부른다. 이 헌법 조항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 즉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질 수 있는 요건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는 법률로서 국적법이 제정되어 있다.
제2조
①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은 
로 정한다.
②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국민이 되는 요건을 법률로 정하도록 한 것에 문제는 없는가?>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조한상, 국민의 헌법적 의미, 80면.
주관주의는 국민이란 특정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동의하는 사람들 또는 특정 국가 안에 정치적으로 연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집합이라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국민은 특정한 국민정신, 국민의식 또는 국민감정과 같은 주관적·심리적 요소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주관주의는 대체로 프랑스에서 유래한 이론이라고 본다. 프랑스에서 국민은 어떤 종족, 문화, 종교적 요소와도 무관하며 프랑스 국가가 공동체로서 표방하는 정치적 가치에 대한 동의에 기반하는 것으로 보았다. 대표적으로 르낭은 “하나의 국민은 하나의 영혼이며 정신적인 원리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주관적 관점은 근대 초기의 프랑스의 정치적 사건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있다. 프랑스 혁명을 통해 주권개념이 확립되고 이러한 주권을 공유한 집합체를국민이라는 범주로 확정하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여기에서 국민은 이상적 미래를 함께 꿈꾸고 행동하는 감정 및 정서공동체로서의 성격을 갖게 된 것이다.
객관주의는 국민이 주관적 요소보다는 일정한 객관적 요소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객관적 요소에는 언어와 전통, 관습과 정서, 종교와 같은 문화적 요소들이 포함된다. 하지만 동일한 혈통 또는 종족적 동일성과 같은 원초적 유대관계를 중시하는 경우도 많다.
객관주의는 대체로 독일에서 유래한 관점이라고 파악된다. 독일은 프랑스에 비여 상당히 뒤늦게 근대국가로의 통합을 달성하였다. 특히 사람들의 폭발적인 정치적 의지에 의해서라기보다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거쳐 근대국가가 성립되었다. 독일에서는 국민을 규정하기 위하여 독일어와 독일문화, 게르만족으로서의 혈통과 자부심과 같은 객관적 요소들을 강조하였다. 1919년 바이마르 헌법은 전문에서 “혈통이 단일한 독일 국민이 … 이 헌법을 제정하였다.”라고 규정한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
구분 | 주관주의 | 객관주의 |
국민이란 | 정치적 가치에 동의한 사람들 | 문화·혈통 등을 공유한 사람들 |
핵심 기준 | 의지, 동의, 국민의식 | 언어, 문화, 전통, 혈통 |
공동체 성격 | 감정·정서 공동체 | 역사·문화 공동체 |
형성 방식 | 선택과 참여로 형성됨 | 출생과 소속으로 주어짐 |
대표적 맥락 | 프랑스 혁명 이후 | 독일 민족국가 형성 과정 |
한 줄 정리 | 국민은 함께 되기로 한 사람들 | 국민은 이미 같은 사람들 |
<국민이 누구냐를 정하는 데 있어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각각의 장단점은?>
국적의 취득
이준일, 헌법학 강의, 94면.
출생과 더불어 국적을 취득하는 선천적 취득과 관련하여 국적법은 속인주의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출생한 당시에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인 자는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국적법 제2조 제1항 제1호). 이것은 국적법이 부모양계혈통주의를 채택하여 부모 가운데 적어도 한 사람만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면 그 자녀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게 됨을 의미한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부의 국적에 의해서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부계혈통주의는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출생하기 전에 부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 사망 당시에 부가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자는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국적법 제2조 제1항 제2호). 이것도 속인주의에 해당하는 것으로 출생하기도 전에 부 또는 모가 사망하는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문제는 출생 전에 부가 사망한 경우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출생 전에 모가 사망하는 경우도 극히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양계혈통주의의 원칙을 견지한다면 출생 전에 이미 모가 사망하였고 그 사망 당시에 모가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자에게도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국적법은 선천적 취득과 관련하여 예외적으로나마 속지주의가 적용되는 경우를 인정하고 있다. 우선 ① 출생자의 부모가 모두 분명하지 않은 상태로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자, 그리고 ② 출생자의 부모가 모두 국적이 없는 상태로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자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국적법 제2조 제1항 제3호). 또한 ③ 대한민국에서 발견된 기아는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동법 동조 제2항), 그 부모가 모두 분명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
<우리나라가 국적취득에 있어 속지주의를 원칙으로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읽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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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법은 실질적 의미의 헌법인가?
“국적은 국가와 그의 구성원간의 법적유대(法的紐帶)이고 보호와 복종관계를 뜻하므로 이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즉 국적은 국가의 생성과 더불어 발생하고 국가의 소멸은 바로 국적의 상실 사유인 것이다. 국적은 성문의 법령을 통해서가 아니라 국가의 생성과 더불어 존재하는 것이므로, 헌법의 위임에 따라 국적법이 제정되나 그 내용은 국가의 구성요소인 국민의 범위를 구체화, 현실화하는 헌법사항을 규율하고 있는 것이다.” 헌재 2000. 8. 31. 97헌가12, 판례집 12-2, 167,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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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헌법상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가?
국민과 유사한 지위에 있는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헌재 1994. 12. 29. 93헌마120, 판례집 6-2, 477, 480). 청구인들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은 대체로 ‘인간의 권리’로서 외국인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평등권도 인간의 권리로서 참정권 등에 대한 성질상의 제한 및 상호주의에 따른 제한이 있을 수 있을 뿐이다. 헌재 2001. 11. 29. 99헌마494, 판례집 13-2, 714, 72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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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선택의 자유는 외국인도 누릴 수 있는가?
직업의 자유 중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직장 선택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만큼 단순히 국민의 권리가 아닌 인간의 권리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외국인도 제한적으로라도 직장 선택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청구인들이 이미 적법하게 고용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우리나라에서 일정한 생활관계를 형성, 유지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정당한 노동인력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은 상황임을 전제로 하는 이상, 청구인들에게 직장 선택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 헌재 2011. 9. 29. 2007헌마1083등, 판례집 23-2상, 623, 639-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