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효력
위헌결정은 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받아들이는, 즉 인용하는 결정입니다. 위헌결정을 위해서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위헌결정이 나면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해당 법률은 효력을 잃습니다. 즉, 위헌결정의 소급효는 인정되지 않으며, 장래를 향한 효력만이 인정됩니다. 다만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은 소급하여 효력을 잃습니다. 이때 해당 법률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결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잃습니다. 이 밖에 현실적인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하여 해석상 소급효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률의 위헌결정은 법원 기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구속하는 ‘기속력’을 갖습니다. 이러한 기속력 때문에 법원 등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각하결정은 위헌법률심판이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제청 자체가 적법하지 않은 경우, 특히 재판의 전제성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때에 합니다. 합헌결정은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즉 기각하는 결정입니다. 합헌결정에는 기속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후 다른 사안에서 법원이 위헌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때에는 합헌결정을 받은 법률에 대하여 다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할 수 있습니다.
변형결정
변형결정이란 앞서 본 합헌결정이나 위헌결정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결정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법 제45조는 위헌법률심판이 법률의 “위헌 여부”만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어서 변형결정이 허용되는지에 논란이 있습니다. 결정의 주문을 어떻게 표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재량사항이므로, 필요한 경우 변형결정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정합헌은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된 법률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법률을 무조건 위헌으로 선언하여 효력을 상실시키는 것이 아니라, 합헌적인 내용으로 축소⋅한정하여 그 의미로만 해당 법률을 유지하게 하는 결정입니다. 거꾸로 한정위헌은 위헌으로 해석되는 부분으로는 해당 법률이 해석되지 못하도록 하여 법률의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입니다.
한정합헌과 한정위헌 모두 위헌의 가능성이 있는 법률에 위헌결정을 내려 법률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존치하는 것이며, 이른바 ‘합헌적 법률 해석’이라는 이론이 반영된 것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변형결정 권한을 부정하고 있으며, 특히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헌법불합치결정은 해당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때에도 단순 위헌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언하고, 그 효력을 일정 기한까지 유지하는 결정을 의미합니다. 단순 위헌으로 선고할 때 초래될 법적 공백으로 인한 법질서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내리는 결정입니다.
변형결정의 기속력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에는 단순위헌결정은 물론 한정합헌ㆍ한정위헌결정과 헌법불합치결정도 포함되고,이들은 모두 위헌결정의 일종으로서 법 제47조 제1항에 따라 기속력을 가진다(헌재 1997. 12. 24. 96헌마172등,판례집 9-2, 842, 860;헌재 2022. 6. 30. 2014헌마760등,판례집 34-1, 604, 613참조).
한정합헌결정은 위헌적인 해석가능성과 그에 따른 법적용을 소극적으로 배제한 것이고,한정위헌결정은 위헌적인 해석가능성과 그에 상응하는 법적용 영역을 적극적으로 배제한다는 뜻에서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는 다 같은 일부위헌결정이고,헌법불합치결정의 경우 심판대상인 법률조항은 개정입법 시까지 형식적으로 계속 존속하나, 헌법재판소에 의한 위헌성 확인의 효력은 그 기속력을 가지는 것이다.
한편,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결정에도 불구하고 위헌으로 확인된 률조항이 법률문언의 변화 없이 계속 존속된다고 하는 관점은 헌법재판소결정의 기속력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헌법불합치결정의 경우에도 개정입법 시까지 심판대상인 법률조항은 법률문언의 변화 없이 계속 존속하나 법률의 위헌성을 확인한 불합치결정은 당연히 기속력을 갖는 것이므로,법률문언의 변화와 헌법재판소결정의 기속력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헌재 1997. 12. 24. 96헌마172등,판례집 9-2, 842, 864)
이에 반하여,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결정은 유효하게 존속하는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의미 혹은 내용과 그 적용범위에 관한 해석기준을 제시하는 것에 불과하여,법원에 전속되어 있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에 대하여 기속력을 가질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대법원 2001. 4. 27.선고 95재다14판결;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재두299판결)
헌법재판소법 제45조(위헌결정) 헌법재판소는 제청된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만을 결정한다. 다만, 법률 조항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해당 법률 전부를 시행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전부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예외적 허용 문제
헌법재판소는,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가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이라고 규정한 뜻은 공권력작용으로 인하여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받은 자가 그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주관적 권리구제절차를 헌법의 이념과 현실에 맞게 구체적인 입법을 통하여 구현하게끔 헌법이 입법자에게 위임한 것이므로,법 제68조 제1항이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원칙적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나,법원이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하여 그 효력을 전부 또는 일부 상실하거나 위헌으로 확인된 법률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도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한다면,위 법률조항은 그러한 한도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였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헌재 2022. 6. 30. 2014헌마760등 결정을 통해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있는 재판소원금지조항에서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부분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함으로써,헌법이 부여한 헌법재판소의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의 의미와 일부위헌결정으로서 한정위헌결정의 효력을 분명히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2016. 4. 28. 2016헌마33결정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의 ‘법원의 재판’ 중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부분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한 바 있으나, 위 결정의 효력은 위 주문에 표시된 부분에 국한되므로, 재판소원금지조항의 적용 영역에서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 부분을 모두 제외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가운데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한 것이다.
이 결정 이후,같은 취지로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고 청구인의 재심청구를 기각한 법원의 재판이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으로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그 재판을 취소한결정들이 선고되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청구 사유) 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不行使)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
② 제41조제1항에 따른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의 제청신청이 기각된 때에는 그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당사자는 당해 사건의 소송절차에서 동일한 사유를 이유로 다시 위헌 여부 심판의 제청을 신청할 수 없다.
읽을 거리
한겨레 2025-06-18 : 대법-헌재, ‘재판소원’ 도입 놓고 최고법원 지위 기싸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사법개혁 논의 과정에서 법원의 재판 결과를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 도입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 강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라는 평가와 사법체계 혼란을 부를 4심제 도입이라는 우려가 맞선다.
재판소원은 법원 재판에 의해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 헌법재판소에 구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재판소원을 도입하면 법원의 판결도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있다.
재판소원 제도는 최고법원 지위를 둘러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경합과 맞물리면서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졌다. 헌재는 1995년 11월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부과하도록 한 소득세법 조항이 조세법률주의와 헌법의 포괄위임 금지 원칙에 위반된다며 ‘한정위헌’(법률조항 자체는 그대로 두고 특정한 해석이 위헌이라는 판단)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1996년 4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을 따르지 않고 과세처분이 적법하다는 확정판결을 내렸고, 헌재는 대법원 판결이 위헌이라고 선언하며 정면충돌했다. 해묵은 갈등이 잠복해 있던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 상고심 뒤 더불어민주당이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재판소원 논란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13일에는 법인세 부과의 정당성을 두고 대법원과 견해가 갈린 케이에스에스(KSS)해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헌재는 헌재법 개정안이 발의된 뒤인 지난달 15일 “국민의 충실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헌재는 의견서에서 독일·대만·스페인 등 국제적 재판소원을 예시로 들며, 헌법소원 남발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재판소원 대상을 ‘확정판결’로 한정해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 도입이라며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법원은 헌재가 법원 재판에 관여하는 것이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정한 헌법 101조에 반하고 불필요한 법률 분쟁을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본다.
재판소원의 필요성을 두고 법조계의 찬반 의견도 극명하게 갈린다. 헌법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변호사는 “설령 4심제가 되더라도, 재판이 기본권과 재판 청구권을 명백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헌법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김승대 변호사도 “중대한 헌법적 결함이 있는 판결을 내린 경우, 헌재를 최종 판단 기관으로 다퉈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했다. 반면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상고심까지도 이미 오래 걸리는데, 재판소원 이후 법률 관계 확정까지 불안정한 시간이 훨씬 길어지고 소송 비용도 늘어나게 돼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재판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판결의 기준을 어떻게 세우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며 “인력 문제를 감안할 때, 재판소원 제도가 남발될 시 헌재가 마비되는 상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