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의 헌법상 지위
대통령을 제외하고 행정부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국무총리입니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행정부의 이인자입니다. 정부조직법은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포함한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하며, 중앙행정기관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될 때는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이를 중지 또는 취소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 중앙행정기관 행정의 지휘⋅감독, 정책 조정 및 사회위험⋅갈등의 관리, 정부 업무평가 및 규제개혁에 관하여 국무총리를 보좌하기 위하여 국무조정실을 둡니다. 또 인사혁신처, 법제처, 국가보훈처, 식품의약품안전처라는 중앙행정기관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되어 있습니다.
정부조직법
제18조(국무총리의 행정감독권) ①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ㆍ감독한다.
② 국무총리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이를 중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
제19조(부총리) ① 국무총리가 특별히 위임하는 사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부총리 2명을 둔다.
② 부총리는 국무위원으로 보한다.
③ 부총리는 기획재정부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각각 겸임한다.
④ 기획재정부장관은 경제정책에 관하여 국무총리의 명을 받아 관계 중앙행정기관을 총괄ㆍ조정한다.
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과학기술 및 인공지능 정책에 관하여 국무총리의 명을 받아 관계 중앙행정기관을 총괄ㆍ조정한다.
국무총리 임명
헌법 제86조
①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②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한다.
③ 군인은 현역을 면한 후가 아니면 국무총리로 임명될 수 없다.
앞서 공부한 것처럼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일 순위 권한 대행자이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에 관한 부서권을 갖습니다. 또 뒤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국무회의에 부의장으로서 참석하며, 국무위원에 대한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 행정 각부의 장에 대한 임명제청권을 갖습니다. 국무총리령을 발할 수 있는 권한, 국회나 그 위원회에 출석하여 발언할 수 있는 권한을 갖습니다.
국무총리는 어떻게 임명하는지 보시겠습니다.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즉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을 얻어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군인은 현역을 면한 후가 아니면 국무총리에 임명될 수 없습니다. 이를 문민주의 원칙이라고 하는데, 과거와 같은 군사정권에 의한 정권 찬탈을 예방하려는 취지입니다.
국무총리의 해임
헌법 제63조
① 국회는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해임 건의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에 의하여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국무총리의 해임에 대하여는 헌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습니다. 국회의 해임 건의(제63조 제1항), 탄핵소추(제65조)가 가능하기는 하지만 이는 극히 이례적인 절차입니다. 그렇다고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므로, 결국 대통령은 국무총리를 자유로이 해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헌법은 국무총리를 행정부의 이인자이고 엄청나게 많은 권한을 가진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라도 손쉽게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는 국무총리는 대부분 대통령의 의중을 충실히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에는 국무총리를 대통령 축사를 대독하거나 의전을 대신하는 얼굴마담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깊이 보면 겉으로 보이는 형식과 실질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형식과 실질이 다른 일이 많으면 자칫 헌법 자체의 신뢰도, 그리고 규범력을 낮추는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부통령
미국 부통령은 대통령과 함께 하나의 러닝메이트 팀으로 선거에 출마하며, 국민은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한다. 이는 미국 헌법 수정 제12조에 따라 도입된 방식으로, 초기의 경쟁적 부통령 선출 구조에서 벗어나 대통령 후보가 자신과 정치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인물을 사전에 지명하는 체제로 발전해왔다. 이로 인해 부통령은 대통령의 정치적 조력자이자 행정부의 핵심 일원으로서 선출되며, 선거인단 투표 역시 대통령-부통령 후보 쌍을 하나의 단위로 처리하게 된다.
부통령의 핵심적인 헌법상 역할은 상원의장을 겸임하며 상원에서 표결이 동수일 경우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것이며, 대통령 유고 시 자동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기능도 가진다. 이외에도 대통령의 명을 받아 외교사절 역할을 수행하거나 정책 조율에 참여하고, 특정 행정부 과제를 담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실무적 권한은 정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에 따라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은 조지 워싱턴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초대 부통령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초대 부통령은 존 애덤스다. 애덤스는 미국 혁명을 이끌었고, 대륙 회의에서 조지 워싱턴을 대륙군 총사령관으로 추대한 인물이다.
존 애덤스는 초대 부통령을 지내면서 부통령직 역할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일 수도 있다.” 대통령이 존재할 때 부통령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대통령에게 유고가 발생하면 부통령은 그야말로 모든 권력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 부통령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읽기 자료
조선일보 2025.03.10. : [기고] 헌정 대혼란 막으려면… 부통령제 도입도 한 방법이다
현행 헌법의 미비점이 정치권의 욕심과 결합해 나타난 대혼란이 현재 한국 정치 상황이다. 3번에 걸친 대통령 탄핵소추 경험에도, 제도의 결함에 대해 개선책이 없다면 무질서는 반복될 것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와 관련된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통령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본다.
우리 대통령제의 기원인 미국은 1787년 헌법 제정 때부터 부통령제를 도입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는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가 같이 출마해, 국민의 선택을 받아 같이 당선된다. 선거에서 선택됐기에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이 바로 승계해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우리처럼 60일 내에 대통령 선거를 거칠 필요가 없다. 국가 리더십의 중단이 없으므로 대통령의 유고나 탄핵소추가 국가 위기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우리도 이승만 정부에서 미국과 같이 부통령제를 택했다. 제헌 헌법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을 국회에서 선출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 후 1952년 개헌으로 국민이 대통령과 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제1공화국에서는 미국의 러닝메이트제와는 다르게 대통령과 부통령이 별도로 선출됐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정당 소속이거나 정치적 대립 관계이기도 해서 갈등이 있었다. 결국 이런 모순점이 4·19혁명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제2공화국에서는 내각책임제를 선택했다. 당연히 부통령이 필요 없어 대통령만 국회에서 선출했다. 박정희 정부에서는 부통령제를 폐지하고 국무총리로 대신하는 방식을 택했다. 절대 권력자가 2인자를 두고 싶지 않았던 것이 그 배경일 터이다. 1987년 개정한 현행 헌법도 부통령이 없는 제도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1987년 헌법 개정 시 여러 헌법학자가 부통령제 도입을 논의했으나,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등 주요 후보가 부통령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자 군사 강국으로 선진국 초입까지 온 오늘의 한국은 부통령이 필요하다. 헌법상 부통령제를 도입해 대통령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국민 전체가 대혼란을 겪으며 극도의 국론 분열을 야기하는 상황을 막아야 할 것이다. 미국을 보더라도 1974년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고 포드 부통령이 승계한 것처럼, 대통령직의 위기 상황에 부통령이 있으면 그 리더십이 바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다. 유럽과 일본에서 집권당 총리가 중간에 바뀌더라도 국민에게 큰 충격이 되지 않는 것처럼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우리도 정치 위기를 재판이 아니라 정치로 해결하기 위해 개헌 시 필수적으로 부통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부통령제를 도입하더라도 또다시 탄핵소추를 하면 마찬가지 아니냐고 걱정할 수 있다. 원래 탄핵소추 시 직무 정지 조항은 미국과 주요 유럽 국가에 선례가 없다. 제2공화국에서 대통령을 견제하려고 처음 넣은 조항이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만으로 직무를 정지시킬 게 아니라, 독일처럼 연방헌법재판소가 심리해 직무 정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정치 혼란을 피하는 방법일 것이다.
스티븐 레비츠키 말대로 권한이 있더라도 자제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제도가 문제 있는 상태에서 정치인들의 선의만을 요구하는 것은 연목구어가 아닐까.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력과 국방력을 가진 강중국(middle power) 시민이 위와 같은 제도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
김건수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 前 서울서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제20조(국무조정실) ① 각 중앙행정기관의 행정의 지휘ㆍ감독, 정책 조정 및 사회위험ㆍ갈등의 관리, 정부업무평가 및 규제개혁에 관하여 국무총리를 보좌하기 위하여 국무조정실을 둔다.
② 국무조정실에 실장 1명을 두되, 실장은 정무직으로 한다.
③ 국무조정실에 차장 2명을 두되, 차장은 정무직으로 한다.
제21조(국무총리비서실) ① 국무총리의 직무를 보좌하기 위하여 국무총리비서실을 둔다.
② 국무총리비서실에 실장 1명을 두되, 실장은 정무직으로 한다.
제22조(국무총리의 직무대행) 국무총리가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기획재정부장관이 겸임하는 부총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겸임하는 부총리의 순으로 직무를 대행하고, 국무총리와 부총리가 모두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통령의 지명이 있으면 그 지명을 받은 국무위원이, 지명이 없는 경우에는 제29조제1항에 규정된 순서에 따른 국무위원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
제24조(인사혁신처) ① 공무원의 인사ㆍ윤리ㆍ복무 및 연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인사혁신처를 둔다.
② 인사혁신처에 처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되, 처장은 정무직으로 하고, 차장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보한다.
제25조(법제처) ① 국무회의에 상정될 법령안ㆍ조약안과 총리령안 및 부령안의 심사와 그 밖에 법제에 관한 사무를 전문적으로 관장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법제처를 둔다.
② 법제처에 처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되, 처장은 정무직으로 하고, 차장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보한다.
제26조(식품의약품안전처) ① 식품 및 의약품의 안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둔다.
②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처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되, 처장은 정무직으로 하고, 차장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보한다.
제27조(국가데이터처) ① 통계의 기준설정과 인구조사, 통계ㆍ데이터의 총괄ㆍ조정 및 각종 통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국가데이터처를 둔다.
② 국가데이터처에 처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되, 처장은 정무직으로 하고, 차장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보한다.
제28조(지식재산처) ① 지식재산에 관한 사무와 이에 대한 심사ㆍ심판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지식재산처를 둔다.
② 지식재산처에 처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되, 처장은 정무직으로 하고, 차장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