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수(國家元首)로서 지위
헌법 제66조
①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헌법 제66조 제1항은 대통령이 국가의 원수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원수란 전체로서의 국가를 상징 내지 대표하는 인물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국가원수는 원칙적으로 입법부나 행정부 또는 사법부 어느 한쪽에 소속된 인물이 아니며, 모든 국가기관의 상위에 존재하는 인물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대통령이 모든 국가권력을 장악한 군주 또는 독재자와 같은 것이라고 이해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대통령의 국가원수로서 지위로부터는 최소한도의 권한만이 도출되며, 주로 형식적⋅의전적 권한이 나온다고 소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헌법 제66조 제1항 후단은 국가원수의 가장 주된 의미가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73조는 대통령이 조약을 체결⋅비준하고 외교사절을 신임⋅접수 또는 파견하며, 선전포고와 강화를 할 권한 등을 가짐을 규정합니다. 헌법 제80조는 대통령이 훈장 기타 영전을 수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대체로 대통령의 국가원수로서 지위에서 도출되는 권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정부 수반으로서 지위
헌법 제66조
④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
한편 헌법 제66조 제4항은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하여,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지위를 가짐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원수로서 지위와는 반대로 행정부 수반으로서 지위는 입법부, 사법부의 수장과 동등한 수준의 지위입니다. 행정부 수반으로서 지위로부터 행정부를 조직하고 운영할 수 있는 포괄적인 권한이 나옵니다.
헌법 제66조 제4항은 앞서 본 입법권은 국회가 갖는다는 헌법 제40조와 호응하는 규정입니다. 여기에서 행정권은 주요한 국가기능의 하나로서 행정기능을 의미합니다. 물론 행정기능을 정부가 독점하는 것은 아니며,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경우 다른 국가기관이 담당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본인의 판단은 어떠한가?>
제왕적 대통령제?
제왕적 대통령제는 대통령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마치 군주처럼 국가를 통치하는 체제를 비판적으로 일컫는 표현이다. 입법·사법·행정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대통령이 인사권, 예산권, 법률안 거부권 등 핵심 권한을 독점하면서 권력 남용의 위험이 커진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통령제를 무조건 제왕적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현실을 단순화하는 것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임기 초에는 필요 이상으로 강하고, 임기 말에는 지나치게 무력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권한의 크기보다, 그 권한을 정치적으로 조율하고 책임을 분산할 수 있는 구조가 부재하다는 데서 비롯된 문제다.
특히 정당의 취약성이 이러한 권력 불균형을 심화시킨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인 동시에 정당의 대표로서 시민사회와 정부, 유권자 사이를 연결하는 정치적 매개자다. 그러나 정당이 스스로의 정체성과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채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종속되면, 대통령이 강할 때는 그 권력을 제어하지 못하고, 대통령이 흔들릴 때는 그를 뒷받침하지도 못한다. 결국 모든 정치적 책임이 대통령 개인에게 집중되며, 권력의 구조적 왜곡이 반복된다.
지금 한국 정당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러한 종속 구조로 인해 정당이 자생력을 상실하고, 사회와의 유기적 연결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다. 정당이 사회적 갈등 속에 뿌리를 내리고, 유권자의 요구를 흡수하며, 정책을 둘러싼 책임 있는 경쟁을 수행할 수 있어야만, 대통령 권력도 균형을 찾을 수 있다. 대통령제의 개선은 결국 정당 체제의 민주적 발전과 분리해서 논의될 수 없다.
정치적 중립 관련 판례
헌재 2004. 5. 14. 2004헌나1, 판례집 16-1,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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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추위원의 주장
소추위원은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청와대가 총선 전략 수립에 조직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공직선거법상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였다. 구체적으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달라”,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 하고 싶다”는 등의 발언을 하였고, 청와대 내부 문건에는 ‘당·정·청 컨트롤타워’ 구성을 통한 총선 대응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행위는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에 반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 이후에도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법치주의와 헌정질서를 훼손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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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지위
모든 공직자는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부과 받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동시에 국가에 대하여 자신의 기본권을 주장할 수 있는 국민이자 기본권의 주체이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경우에도 소속정당을 위하여 정당활동을 할 수 있는 사인으로서의 지위와 국민 모두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익실현의 의무가 있는 헌법기관으로서의 대통령의 지위는 개념적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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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정치적 헌법기관이므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정치적 헌법기관이라는 점’과 ‘선거에 있어서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서로 별개의 문제로서 구분되어야 한다. 대통령은 통상 정당의 당원으로서 정당의 추천과 지지를 받아 선거운동을 하고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선출된 후에도 일반적으로 정당의 당원으로 남게 되고, 특정 정당과의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현행 법률도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일반 직업공무원과는 달리, 대통령에게는 당원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정당법 제6조 제1호) 정당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여당의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행정권을 총괄하는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공익실현의 의무가 있는 헌법기관이다.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한 국민 일부나 정치적 세력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로서 조직된 공동체의 대통령이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범위를 초월하여 국민 전체에 대하여 봉사함으로써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대통령의 지위는 선거와 관련하여 공정한 선거관리의 총책임자로서의 지위로 구체화되고, 이에 따라 공선법은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공선법 제60조 제1항 제4호).
따라서 대통령이 정당의 추천과 지원을 통하여 선거에 의하여 선출되는 정무직 공무원이라는 사실, 대통령에게 정치활동과 정당활동이 허용되어 있다는 사실도 선거에서의 대통령의 정당정치적 중립의무를 부인하는 논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