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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일반 절차, 탄핵, 위헌정당해산

헌법재판의 일반 절차

헌법 제113조 ①헌법재판소에서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의 결정, 정당해산의 결정 또는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 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운영에 관한 사항은 헌법재판소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헌법은 한 가지 사항에 대하여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즉, 헌법 제113조 제1항은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의 결정, 정당해산의 결정,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을 할 때는 재판관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 다수결에 의하면 재판관 9인 중 과반수인 5인의 찬성이면 결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법률의 위헌결정 등 국가적으로 파급효가 큰 사안은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하고 정당성도 높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헌법은 특정한 심판 유형에서 정족수를 가중하여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헌법재판 유형인 위헌법률심판은 그 제청 권한이 법원에 있으므로, 이미 지난 시간 법원의 권한을 살피면서 공부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 밖의 권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탄핵심판입니다.

탄핵심판

헌법 제65조 ①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 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탄핵심판 제도는 대통령과 같은 고위공직자가 헌법 또는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국민의 대표인 의회가 나서서 고위공직자를 소추하여 파면 또는 처벌하는 제도입니다. 고위공직자들을 일반사법절차에 의하여 소추 또는 징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우므로 이러한 제도가 인정되는 것입니다.
탄핵을 소추하는 기관은 어느 나라에서나 의회가 되지만, 탄핵을 심판하는 기관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영국과 미국은 의회의 상원이 담당하고, 일본은 별도로 설치된 탄핵재판소가 담당합니다. 우리나라와 독일은 헌법재판소가 담당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탄핵소추는 국회에서 이루어집니다.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 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 등이 대상이 됩니다. 대통령의 경우 과반수 발의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고, 기타 고위공직자의 경우 3분의 1 이상 발의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합니다.
탄핵심판은 구두변론에 의하며, 이러한 변론은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법이 특별히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과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이 함께 준용됩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의 요건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첫 번째, 직무 관련성입니다. 탄핵소추를 받은 사람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사실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위헌⋅위법행위의 존재입니다. 고의에 의한 위반뿐만 아니라 과실에 의한 위반도 포함됩니다. 위헌⋅위법행위가 아닌 무능력이나 부도덕함을 이유로 탄핵결정을 할 수는 없습니다. 세 번째, 직무수행의 불가성입니다. 즉 해당 공직자가 직무를 더는 수행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유가 필요합니다. 피청구인을 파면하지 않을 때 얻게 되는 이익과 파면했을 때 얻게 되는 이익을 비교하고, 국가의 위신과 신뢰도, 법질서 유지의 필요성, 특히 피청구인이 저지른 위법행위의 중대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재판부가 탄핵심판 청구의 형식적인 적법 요건을 심사한 결과 부적합한 경우에는 본안 판단에 들어가지 않고 각하결정을 합니다. 또 피청구인이 사망하는 등 탄핵결정을 할 이유가 없어진 경우에도 각하결정을 합니다.
본안 판단에 들어가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탄핵결정을 합니다. 탄핵결정에는 재판관 6인 이상 찬성이 필요합니다. 탄핵이 결정되면 피청구인은 당해 공직에서 파면됩니다. 파면된 자는 그로부터 5년을 지나지 않으면 다시 공무원이 될 수 없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탄핵을 통해 파면과 함께 형벌을 부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탄핵결정은 파면함에 그칩니다. 다만 이로써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이 아니며, 따로 소송을 통해 죄책을 물을 수 있습니다.

위헌정당해산심판

제8조 ①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②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③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④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
위헌정당해산은 특정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날 때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청구하여 헌법재판소가 그 정당의 해산을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이와 관련된 기본적인 내용은 앞서 헌법 제8조를 공부하면서 이미 언급하였습니다.
위헌정당해산심판의 청구권자는 정부이며, 정부가 청구하는 경우 반드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법무부 장관이 정부의 대표자로서 실제 소송수행을 합니다. 위헌정당해산심판의 청구는 정부의 재량행위로 해석됩니다. 위헌정당해산심판의 피청구인은 정당입니다.
여기에서 정당은 원칙적으로 정당법에서 정하는 요건을 갖추고 등록을 마친 정당을 말합니다. 해석상 정당의 부분 조직, 창당준비위원회 등도 피청구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위헌정당해산심판의 심리는 원칙적으로 공개된 구두변론에 의합니다.
위헌정당해산 결정을 위해서는 그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위헌정당해산제도의 남용 위험성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지엽적인 정보에 근거하여 정당의 목적을 판단하거나, 일부 당원 또는 일부 추종자들의 돌발행동에 근거하여 정당의 활동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민주적 기본질서란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로 만드는, 민주주의가 포기할 수 없는 최소한의 요소를 의미한다고 봅니다. 예컨대 국민주권, 민주적 선거제도, 복수정당제 등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포함된다고 하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정부의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가 이유 있을 때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으로 위헌정당해산 결정을 합니다. 해산된 정당의 잔여재산은 국고에 귀속하고, 해산된 정당의 대표자와 간부는 해산된 정당의 강령과 같거나 유사한 정당을 창당하지 못하며, 해산된 정당의 명칭과 같은 명칭은 정당의 명칭으로 다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해산된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자격이 상실되는지에 대하여 논란이 있었으나,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해산 결정에서 국회의원 자격 상실이 결정되었습니다.

<위헌정당해산제도를 정당 특권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박물관의 녹슨 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뭘까?>

읽기 자료

법률신문 2025-04-10 : 헌재, '한덕수 대행 탄핵 정족수' 국민의힘 제기 권한쟁의심판 각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 의결 정족수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됐다. 헌재는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 정족수를 국무총리 기준으로 적용한 우 의장의 가결·선포 행위로 인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10일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우 의장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 사건(2024헌라8)의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6(각하) 대 2(인용)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사건 개요]
국민의힘 의원들은 2024년 12월 27일 한 총리의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가결하면서 의결 정족수를 헌법 제65조 제2항의 대통령 기준인 200석이 아닌 국무총리 기준인 151석으로 정해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며 우 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정계선 재판관 6인의 각하 의견]
헌재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청구는 대통령 기준 의결정족수가 아닌 '일반 의결정족수'에 따라 이 사건 탄핵소추안이 가결됨으로써 이뤄져 국회의 탄핵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는 취지에 불과할 뿐, 이 사건 탄핵소추안에 대한 심의·표결권 침해 가능성을 인정할 근거는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과 국회법은 개별 국회의원이 원하는 특정 의결정족수를 기준으로 심의·표결권을 행사할 기회를 보장하거나, 의결 결과와 연계하여 심의·표결권 행사의 가치를 인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헌법 제49조에 따른 다수결 원칙을 고려할 때, 심의·표결권을 행사하는 개별 국회의원의 의사가 반드시 국회의 최종 의사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짚었다.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정족수는 헌법 제65조 제2항의 해석에 관한 문제일 뿐 국회의 심의와 표결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헌법 제65조 제2항에 대한 확립된 해석이 없는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일반 의결정족수'를 적용한 것을 두고 헌법이나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흠이 있다거나 그로 인해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시 의결정족수 선택과 관련해 우 의장에게 항의하다가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으므로 탄핵소추안에 대한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헌재는 3월 24일 한 총리 탄핵심판을 기각 결정하며 권한대행이라는 공직이나 지위가 새로 창설되는 것이 아닌 만큼 본래 신분상 지위인 국무총리를 기준으로 탄핵소추 의결 정족수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형식·조한창 재판관 2인의 반대(인용) 의견]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우 의장의 탄핵소추안 가결선포행위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의결정족수의 헌법적 의미와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헌법과 법률에 의결정족수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고 국회의 표결 과정에서 어떠한 기준에 따라야 할지 극심한 혼란이 초래되는 특수한 상황이라면, 표결에 참여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의견 제출 및 토론 기회를 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의원들의 자유로운 논의 과정이 생략되거나 불충분한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의결정족수를 결정하였다고 평가된다면, 이는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심의·표결권의 근간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 탄핵소추안의 가결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쟁점은 결국 의결정족수였음에도 헌법과 국회법에는 별도의 명확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이로 인해 국회 안팎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헌재의 관련 해석조차 없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으며 국가적·사회적 파급력이 매우 큰 사안이므로 탄핵소추안에 대하여 어떤 의결정족수를 적용할지 결정하기 전에 표결에 참여하는 국회의원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을 거쳐 숙의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칠 필요가 있었다"고 짚었다.
이들 재판관은 우 의장에게 의결정족수와 관련해 의원들에게 충분한 의견 제출 및 토론의 기회를 보장하고 갈등과 분쟁을 최소화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헌법상 책무가 있었으나 이러한 기회를 의원들에게 부여하지 않았고 그 결과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이 퇴장한 상태에서 표결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의 이 같은 행위는 "실질적 토론을 전제로 하는 헌법상 다수결의 원리를 규정하면서 국회 의결 절차에서 회의 주재자의 중립성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헌법 제49조 및 이를 바탕으로 하는 의회민주주의 원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