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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 국가긴급권

헌법의 보호

헌법 제76조와 제77조는 이른바 국가긴급권을 규정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국가긴급권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등 국가 긴급사태가 발생한 때 문제가 됩니다. 그러니까 평상시 국가조직과 그 작동방식으로는 사태를 극복할 수 없어서 국가와 헌법의 존립이 위태롭게 된 때, 특정한 국가기관이 긴급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예외적 권한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보통 국가긴급권은 헌법보호를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됩니다. 국가 긴급사태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평상시의 절차를 반드시 준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위기 극복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헌법을 위반하라는 말 둘 중 하나이기에, 국가긴급권이 인정되는 것입니다.

국가긴급권

헌법은 세 가지 유형의 국가긴급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긴급 재정경제 처분・명령입니다. “대통령은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 상의 처분을 하거나 이에 관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긴급명령입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안위에 관계되는 중대한 교전 상태에 있어서 국가를 보위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가 불가능한 때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세 번째는 계엄선포권입니다.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여기에 근접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습니다. 계엄은 다시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나뉘고.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76조 ①대통령은 내우ㆍ외환ㆍ천재ㆍ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ㆍ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하여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ㆍ경제상의 처분을 하거나 이에 관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
②대통령은 국가의 안위에 관계되는 중대한 교전상태에 있어서 국가를 보위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가 불가능한 때에 한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
③대통령은 제1항과 제2항의 처분 또는 명령을 한 때에는 지체없이 국회에 보고하여 그 승인을 얻어야 한다.
④제3항의 승인을 얻지 못한 때에는 그 처분 또는 명령은 그때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이 경우 그 명령에 의하여 개정 또는 폐지되었던 법률은 그 명령이 승인을 얻지 못한 때부터 당연히 효력을 회복한다.
⑤대통령은 제3항과 제4항의 사유를 지체없이 공포하여야 한다.
제77조 ①대통령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②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한다.
③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ㆍ출판ㆍ집회ㆍ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④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
⑤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국가긴급권의 딜레마

국가에 발생한 급박한 위험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여 헌법을 보호하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발동이 신속하고 효과가 강력한 국가긴급권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국가 긴급사태가 극복되고 정상 상황으로 회복된 이후에도 국가긴급권을 계속 유지하거나, 아니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여 이를 매개로 독재화할 위험성도 높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발동이 신중하고 효과가 제한적인 국가긴급권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국가긴급권의 딜레마입니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에게 국가긴급권의 발동을 맡기고 있으므로, 신속함과 강력함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반면 국가긴급권의 통제를 주로 국회의 정치적 통제에 맡기고 있을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남용을 제어할 장치는 많지 않거나 무력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국가긴급권을 공부해야 합니다.

<국가긴급권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읽을 거리

헌재 1996. 2. 29. 93헌마186, 판례집 8-1, 111
사실관계
1993년 8월 12일 대통령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제16호)을 발하여 당일 20시부터 시행하였고, 같은 달 19일 국회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청구인은 당시 헌법 제76조 제1항이 정한 요건, 즉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및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음’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대통령이 긴급명령을 발한 것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헌적 조치라고 주장하였다. 청구인은 이러한 절차 위반으로 국민이 정부 정책에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박탈당하였고,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하락하여 재산권 역시 침해받았다고 하였다.
긴급재정경제명령 요건에 대한 판단은 대통령의 자유재량인가?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할 수 있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상황의 유무에 관한 제1차적 판단은 대통령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유재량이라거나 객관적으로 긴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라도 주관적 확신만으로 좋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객관적으로 대통령의 판단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상황이 존재하여야 한다.
금융실명제를 위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은 요건을 갖추었는가?
살피건대 우리 사회는 지난 30여년간 경제성장 제일주의에 매달려 온 결과, 성장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비실명금융거래가 조장되어 음성불로소득이 만연하고 지하경제가 확산되었으며, 정치․사회․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부정․부조리를 온존․심화시키는 역할을 하여 왔는바, 그로 인하여 금융시장이 왜곡되고 금융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져 이른바 이철희․장영자 부부의 거액어음사기 사건 등 대형 금융사고가 빈발하고, 유휴자금이 부동산과 사채시장으로 몰려 투기가 극에 달하였으며 탈세 및 조세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건전한 경제발전에 장애가 되어 특히 1980년대 이후 문제가 더욱 심각해져 중대한 사회․경제적 문제로서 더 이상 이를 방치할 수 없는 위기상황에까지 이르렀으며, 이와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금융질서를 회복함으로써 지하경제의 범위를 축소시키고 침체되어 있던 생산부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하여는 금융거래의 실명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였던 사실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긴급명령은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발하여진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읽을 거리

한국경제 2024.12.04 : "요건·절차 충족 안돼 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내란죄 적용엔 이견
법학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계엄 선포의 요건과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불법 행위로 규정했다. 다만 현직 대통령으로서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가진 윤 대통령을 처벌하기 위해 예외 사항인 내란죄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선 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 제77조 제1항은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 군사상 필요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정한다. 계엄법 제2조 제2항은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법학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않아 법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상황이 전시 사변 또는 그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이고 군대를 동원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소요 상황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위헌 또는 위법한 계엄 선포”라고 말했다.
정치권 및 시민단체 등에서 대통령에게 부여된 형사상 불소추특권의 예외 사항인 내란죄를 적용해 윤 대통령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내란죄로 윤 대통령을 수사하는 것이 적법한지를 두고선 학자마다 견해 차이를 보인다.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내란죄를 완전히 부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특히 (군경이) 국회에 실탄이 장전된 총기를 들고 유리창을 깨고 난입했다”며 “고발되면 대통령이라도 수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범죄라 수사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를 받아들인 점에서도 내란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제87조(내란)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실행한 자도 같다.
3. 부화수행(附和隨行)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