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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 대통령 권한 대행

의의

헌법 제71조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할 수 없을 때를 유고(有故)라고 부릅니다. 유고에는 다시 두 가지가 포함됩니다. 대통령이 영구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경우를 궐위라고 부릅니다. 궐위에는 사망,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당선 무효 확정판결, 사임 등이 해당합니다. 일시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를 사고라고 부릅니다. 여기에는 질병, 해외순방,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하여 대통령직이 정지된 때 등이 포함됩니다.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국무총리가, 국무총리도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 법률이 정한 순서에 따른 국무위원이 대통령직의 권한대행을 합니다. 물론 대통령이 궐위되면 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후임 대통령을 60일 이내에 선출해야 한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습니다.

대통령 권한 대행과 관련된 문제점들

(1) 유고의 확인 문제
그런데 대통령 권한대행 문제의 중요성에 비추어 아직까지 분명하게 정리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이 존재한다. 우선 대통령 유고 확인의 문제가 있다. 만약 대통령이 질병을 앓게 된 경우 그것이 대통령의 궐위인지 사고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언제부터 권한대행이 시작되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최종적으로 누가 판단해야하는지에 대하여 현행 헌법은 침묵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정부 스스로가 결정하며, 국무회의가 심의․의결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 문제를 정부 내에서 판단하게 한다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대통령직 장애를 헌법위원회가 판단하도록 하고 있는 프랑스와 같이 우리도 헌법재판소가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2) 권한대행자 문제
국무총리를 1순위 대통령 권한대행자로 하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되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한 국무총리가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일시적으로라도 담당하게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과 함께 러닝메이트로서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된 부통령을 권한대행자로 하고 있어 문제가 적다. 부통령 제도가 없는 이상 국무총리를 우선적인 권한대행자로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3) 권한대행 범위의 문제
권한대행의 범위는 어떠해야 하는지 문제되고 있다. 일부 견해는 원칙적으로는 대통령의 권한대행은 일종의 임시대리에 해당한다고 보아, 대행의 범위는 잠정적인 현상유지에만 한정되고 정책의 전환, 인사의 이동과 같이 이를 벗어나는 범위의 대행은 할 수 없다고 한다. 반면 다른 견해는 대통령이 궐위된 경우에는 반드시 현상유지에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고, 사고인 경우에는 잠정적인 현상유지에 한정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다른 견해는 대통령의 사고가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60일로 한정된 궐위의 경우보다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궐위와 사고를 구분하는 견해를 비판하기도 한다.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려우나 확실히 대통령 권한대행은 하루속히 정상적인 대통령에게 직무를 넘겨야 하는 것이 가장 주된 임무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대통령과 동일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겠다.

프랑스 대통령 권한 대행

프랑스 헌법은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하여 명확한 권한대행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대통령의 궐위(사망, 사임 등) 또는 중대한 사유로 인한 직무불능이 발생한 경우, 헌법재판소(Conseil constitutionnel)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며, 그 시점부터 상원 의장(Président du Sénat)이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이는 행정부 수반인 총리가 아닌 입법부 수장에게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수평적 견제 균형을 도모하려는 헌법적 설계에 기초한다.
상원 의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대부분의 헌법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나, 일부 중대한 행위는 명백히 제한된다. 국민투표 발의, 의회 해산, 헌법 개정 제안, 그리고 헌법 제16조에 따른 비상권 발동은 권한대행기에 허용되지 않으며, 이는 권한대행 체제가 본질적으로 임시적이고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된 상태임을 고려한 제약이다. 따라서 권한대행은 헌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되, 제도적 중립성을 견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한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직무 정지나 권한대행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헌법 제68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중대한 의무 위반을 범한 경우 양원이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탄핵소추를 발의할 수 있지만, 실제로 대통령직이 박탈되는 것은 상원과 하원이 합동으로 구성하는 고등법원(Haute Cour)이 이를 인용한 경우에 한한다. 그때부터 상원 의장이 권한을 대행하며, 권력 공백 없이 헌정 질서를 유지한다.
이 제도의 실제 사례로는 1969년 샤를 드골 대통령의 자진 사임과 1974년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의 재임 중 사망이 있으며, 두 경우 모두 상원 의장이었던 알랭 포에르(Alain Poher)가 헌법에 따라 대통령 직무를 대행했다. 프랑스의 대통령 권한대행 제도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절충적 요소를 보여주는 제5공화국 헌법 체계의 대표적 특징으로, 권력의 연속성과 절제를 동시에 제도화한 사례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도 국회의장이 권한대행을 하게 하면 어떨까?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읽기 자료

한겨레 2025-04-11 : [단독] 법제처 잣대, 한덕수 ‘폭주’ 맞다…“권한 현상유지 그쳐야”
법제처는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국무총리가 새로운 정책 결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현상유지에 그쳐야 한다”고 해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과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대통령 궐위의 경우 국무총리가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것과는 다르다.
법제처가 2010년 발간한 헌법주석서를 보면, 헌법 71조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는 조항을 설명하며 “직무대행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대통령 권한의 전반에 미칠 것이나, 그 임시적 성질로 보아 현상유지적인 것에 국한된다고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주석서는 “(권한대행의 직무가) 현상유지적일 수도 있고, 현상변경적일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소개하면서도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국무총리나 국무위원들이 새로운 정책 결정을 한다는 것이 문제가 있기에 현상유지에 그친다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인다”고 명시했다.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국무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현상 유지’ 수준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법제처의 이런 해석은 전날 김석우 직무대행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대통령 (사고가 아닌) 궐위 시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최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지명하면서 ‘월권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김 직무대행은 “(대통령) 궐위와 사고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며 “사고의 경우에는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대통령이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므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적극적 권한 행사를)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다만 궐위의 경우는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학설상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는 질병·요양·탄핵소추에 의한 권한 정지 등으로 일시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고 ‘궐위’는 파면·사망·사임 등으로 대통령직이 비어있음을 뜻하는데, 김 대행은 사고와 궐위를 구분해 궐위 시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이 더 넓다고 주장하며 법제처 주석서와 반대되는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국민의힘도 이와 비슷한 논리를 제시하며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을 옹호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대통령이 직무 정지 아닌 궐위 상태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적극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데 논란의 소지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