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수
헌법 제49조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가부동수인 때에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
정족수란 다수의 사람으로 구성되는 회의체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구성원의 수를 말합니다. 헌법 제49조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 적용되는 이른바 일반정족수에 대하여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안을 심의하는 데 필요한 출석자의 수를 의사정족수라고 하며, 의결에 필요한 찬성자의 수를 의결정족수라고 합니다. 국회법 제54조와 제73조 제1항에 따르면 위원회와 본회의는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 출석으로 개의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국회의 일반적 의사정족수라고 하겠습니다. 헌법 제49조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은 일반적 의결정족수입니다. 결과적으로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국회법 제54조(위원회의 의사정족수ㆍ의결정족수)
위원회는 재적위원 5분의 1 이상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국회법 제73조(의사정족수)
① 본회의는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한다.
② 의장은 제72조에 따른 개의시부터 1시간이 지날 때까지 제1항의 정족수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유회(流會)를 선포할 수 있다.
③ 회의 중 제1항의 정족수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의장은 회의의 중지 또는 산회를 선포한다. 다만, 의장은 교섭단체 대표의원이 의사정족수의 충족을 요청하는 경우 외에는 효율적인 의사진행을 위하여 회의를 계속할 수 있다.
가부 동수의 경우 의장의 결정권을 이른바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라고 부릅니다. 헌법 제49조는 가부 동수의 경우 부결된 것으로 규정하여, 결과적으로 캐스팅 보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의장의 중립적 의사진행을 위한 것이라고 하겠지요.
법원조직법 제16조(대법관회의의 구성과 의결방법)
① 대법관회의는 대법관으로 구성되며, 대법원장이 그 의장이 된다.
③ 의장은 의결에서 표결권을 가지며, 가부동수(可否同數)일 때에는 결정권을 가진다.
헌법 제49조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에서 적용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다수의 헌법, 국회법 조항에는 일반정족수와는 다른 정족수, 즉 특별정족수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사안에 있어서는 보통의 다수결보다 통과가 까다로운 가중다수결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소수 세력을 보호하거나 보다 강력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헌법 제65조
②제1항의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그 의결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의사 공개의 원칙
헌법 제50조
① 국회의 회의는 공개한다. 다만,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② 공개하지 아니한 회의내용의 공표에 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헌법 제50조는 국회 회의 원칙의 하나로 의사 공개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이 국가안보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비공개로 합니다. 공개하지 않은 회의록은 공표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회의의 내용이 더는 비밀로 할 필요가 없거나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하지 않다고 본회의가 의결하거나 의장이 결정한 때 공표할 수 있습니다.
의사 공개의 원칙은 국회의 본회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위원회의 의사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됩니다. 의사 공개의 원칙은 방청의 자유, 의사록 배포의 자유, 보도의 자유, 중계방송의 자유 등을 그 내용으로 합니다.
회기 계속의 원칙
헌법 제51조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 기타의 의안은 회기 중에 의결되지 못한 이유로 폐기되지 아니한다. 다만,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회기 계속의 원칙이란 한 회기 중에 토의하지 못한 안건은 다음 회기로 계속 이어짐을 의미합니다. 이는 국회가 각각의 회기마다 독립된 별개의 국회가 아니라 임기 중에는 일체성과 동일성을 가지는 국회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의 경우 회기 불계속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선 회기에서 의결되지 못한 의안은 모두 폐기되고, 다음 회기에는 다시 새로운 의안을 제출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헌법 제51조 단서는 국회의원 임기 만료 시, 다시 말해 입법기 종료 시에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국회의원 임기가 만료된 때에는 아직 의결되지 못한 법률안 기타 의안은 모두 폐기되어, 새롭게 구성된 국회는 이를 이어받지 않는 것입니다.
<회기계속의 원칙과 회기 불계속의 원칙, 현실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읽을 거리
주간조선 2024.05.17 14:00 : 일 안 하는 의원님, 자동폐기 법안 1만6000여건
국회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냐를 평가하는 성과 중 하나가 법안 처리다. 21대 국회의원들의 임기는 5월 29일로 끝난다. 이날 21대 국회가 문을 닫으면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되는 법안이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월 15일 기준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건수는 2만5834건이다. 이 중 처리된 법안은 9454건으로 처리율은 36.6%다. 미처리 법안이 모두 1만6380건에 달한다.
21대 국회는 법안과 관련해 새로운 기록들을 만들어내게 됐다. 일단 발의된 법안 건수가 역대 최고다. 20대 국회에서는 2만4141건이 발의돼 처음으로 2만건을 넘었는데, 21대 국회는 이를 넘었다. 법안 발의 건수가 늘어난 만큼 동시에 폐기되는 법안 수도 최고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20대 때는 1만5125건이 자동폐기됐는데 이미 그 숫자를 훌쩍 넘어섰다. 임시국회가 남아 있긴 하지만 21대 국회가 문을 닫는 날에는 최소 1만6000건이 넘는 법안이 자동폐기될 수 있다.
최근 국회 임기가 거듭될수록 법안 발의 건수도, 폐기된 건수도 늘고 있는 게 큰 흐름이다. 바꿔 말하면 법안 처리 비율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19대 국회 때 법안 처리율은 42.82%였지만 20대 때는 37.34%, 21대 들어서는 5월 15일 기준 36.6%다. 5월 29일 임시국회가 소집되고 법안이 무더기로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역대 최저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이 크다.
발의되는 법안이 급증한다는 건 국회의원들이 법안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는 해석을 낳게 한다. 법안처리는 결국 법안소위가 얼마나 열심히 법안을 다루느냐에 달렸다. 그런데 법안소위의 개최 자체도 부족하고 법안은 몰아치는데 소위에서 심의할 수 있는 대상은 매우 한정적이다.
양뿐만 아니라 법안의 질도 문제다.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법안도 적지 않다. 하지만 때로는 논의할 필요가 없는 수준의 법안도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이 어쩔 수 없이 발의하는 면피성 법안도 있는데 이익단체나 지역 내 단체들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럴 때는 임기만료 때 자동폐기되도록 내버려두는 케이스도 있다”고 말했다.
법안 관련 숫자가 급증한 건 시민단체 등이 국회의원 평가에서 법안 발의건수 등 정량 평가를 시작하고 이를 의정평가에 반영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제20대 국회 의원안의 입법성공 요인’이라는 논문을 통해 법안의 통과 과정을 연구했던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최근의 국회 입법과정 특징을 ‘상임위원회 중심주의’로 설명한다. 그는 “상임위원회 중심주의는 상임위원회가 의결한 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뿐만 아니라, 상임위원회가 제안한 법안(위원회대안)이 100%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는 점을 통해서도 입증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의 법안 통과 방식이 이런 대안 반영이 많고 대안으로 보통 10여개의 법안을 묶어서 처리하는데도 지금 1만6000여건의 법안이 미처리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질이 아닌 양이 너무 넘치는 게 오히려 문제인 셈이다.
입법수행 실적이 공천 심사 자료로 활용되는 것도 법안 발의 건수에만 집중하는 분위기에 한몫했다. 보통 국회의원 평가 지표를 매길 때 입법수행 실적으로 대표 발의 실적, 입법 완료(법안 통과) 실적 등이 반영되는데 대표 발의 실적의 경우 용어만 바꿔 재발의하는 ‘자구수정’ 법안만을 제외할 뿐, 일부 개정의 경우도 실적에 포함한다. 그렇다 보니 공천이 생명인 의원들 입장에서는 마구잡이 법안을 내놓으며 정량적 평가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간의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입법 성과를 남겼다는 흔적이 필요해서인지는 몰라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여러 법안들이 무더기로 통과되곤 했다. 20대 국회는 2020년 5월 20일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130여건의 법안을 무더기 처리했다. 보통 이런 걸 두고 ‘땡처리 법안’이라고 부른다. 21대 국회 역시 문 닫기 전 무더기 통과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17대 국회에서는 전체 통과법안 중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게 2.0%에 불과했지만 지난 20대 국회에선 6.3%로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