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안 제출
헌법 제52조
국회의원과 정부는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다.
다음은 국회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권한인 법률의 제정 권한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법률이 제정되기 위해서는 법률의 초고, 즉 법률안이 제출되어야 합니다. 헌법 제52조는 국회의원과 정부가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법률안을 제출하기 위해서는 10인 이상의 찬성을 얻어 발의해야 합니다. 예산 또는 기금 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의안, 그러니까 돈이 들어가는 의안을 발의 또는 제안하려는 경우에는 그 의안의 시행에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에 대한 추계서를 함께 제출하여야 합니다.
법률안이 제출되면 법률안의 내용과 성질에 따라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하여 심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국방과 관련된 법률안은 국방위원회라는 상임위원회가 심의하는 것입니다. 상임위원회에서 채택된 법률안은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 체계와 자구를 심사합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법률안의 내용을 심의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로서 적절한 형식으로 갖추고 있는지만을 심사하는 것입니다.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 본회의에 상정됩니다. 본회의에서는 소관 상임위원장의 심사보고를 듣고 질의와 토론을 거쳐 표결합니다.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법률안은 본회의를 통과하게 됩니다.
법률안 준비: 의원발의 법률안
가) 입법준비
국회의원이 여러 경로를 통해 입법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입법을 결심하고, 현황자료수집, 이해관계인의 공청회 등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한다.
나) 법률안의 입안
의원은 법률안의 입안을 국회 법제실에 의뢰하여 성안ㆍ제출할 수 있다. 의원실에서 초안을 작성하고 법제실의 검토 및 수정ㆍ보완을 거치거나 의원실이 요청한 입법취지에 따라 국회 법제실이 성안한 법률안을 의원이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 국회 법제실의 검토
국회 법제실은 의원발의 법률안의 기초 및 성안 등의 법제지원을 맡는다. 의원의 법률안 입안의뢰에 따라 법제실에서 법률안을 입안하는 과정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 법률안 입안 의뢰: 의원이 입법하고자 하는 내용이 포함된 입법 요강 등 참고자료를 첨부하여 법률안 입안(검토)의뢰서를 제출한다.
② 입법목적 파악 및 자료수집: 담당법제관은 입법목적 및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의뢰된 법률안의 문제점을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입안을 의뢰한의원실과 수시로 협의한다.
③ 초안의 작성: 내용적인 면에서는 입법의도의 반영 여부와 헌법 및 관계 법률과의 체계 적합 여부 등을, 형식적인 면에서는 법률안의 형식ㆍ표현방식 등을 유의하여 초안을 작성한다. 작성된 초안을 바탕으로 법제관들의 합동검토를 거치고 필요한 경우 관계부처ㆍ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하여 법률안의 완성도를 높인다.
④ 의뢰의원에게 제공: 성안된 법률안은 법제실의 내부결재를 거친 후 입안 의뢰한 의원에게 제공된다.
라) 첨부서류: 비용추계서
입법과정에서 정책결정은 법으로 귀결되므로 법은 정책을 담은 그릇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정책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대개 예산이 수반된다. 그러므로 법률안의 발의ㆍ제출 시 비용추계서 등의 첨부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국민의 세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법률안의 입안단계부터 국가가 부담해야 할 재정소요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 제79조의2에 따르면 예산 또는 기금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법률안은 의원발의 법률안, 정부제출 법률안 및 위원회제안 법률안 모두 비용추계서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위원회제안 법률안은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 위원회의 의결로 비용추계서 제출을 생략할 수 있다. 의원발의 법률안과 위원회제안 법률안에 대한 비용추계 업무는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정부가 법률안을 제출할 때에는 비용추계서 외에도 이에 상응하는 재원조달방안 에 관한 자료도 첨부하여야 한다.
그 밖에 법률안의 비용추계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은 국회규칙인 「의안의 비용추계 등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다음의 예외적인 경우에는 비용추계서를 제출하지 아니할 수 있으며, 다만, 비용추계서를 첨부하지아니하더라도 그 사유서는 제출하여야 한다(「의안의 비용추계 등에 관한 규칙」 제3조).
① 예상되는 비용이 연평균 10억원 미만이거나 한시적인 경비로서 총 30억원 미만인 경우
② 비용추계의 대상이 국가안전보장ㆍ군사기밀에 관한 사항인 경우
③ 의안의 내용이 선언적ㆍ권고적인 형식으로 규정되는 등 기술적으로 추계가 어려운 경우
국회법 제79조의2(의안에 대한 비용추계 자료 등의 제출) ① 의원이 예산상 또는 기금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의안을 발의하는 경우에는 그 의안의 시행에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에 관한 국회예산정책처의 추계서 또는 국회예산정책처에 대한 추계요구서를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라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대한 비용추계요구서를 제출한 경우 국회예산정책처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제58조제1항에 따른 위원회의 심사 전에 해당 의안에 대한 비용추계서를 의장과 비용추계를 요구한 의원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의원이 제1항에 따라 비용추계서를 제출한 것으로 본다.
③ 위원회가 예산상 또는 기금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의안을 제안하는 경우에는 그 의안의 시행에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에 관한 국회예산정책처의 추계서를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 위원회의 의결로 추계서 제출을 생략할 수 있다.
④ 정부가 예산상 또는 기금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의안을 제출하는 경우에는 그 의안의 시행에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에 관한 추계서와 이에 상응하는 재원조달방안에 관한 자료를 의안에 첨부하여야 한다.
⑤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따른 비용추계 및 재원조달방안에 관한 자료의 작성 및 제출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국회규칙으로 정한다.
의원발의 법률안 예시
법률안 준비: 정부 제출 법률안
정부제출 법률안의 입안은 ① 소관부처의 법률안 입안, ② 관계부처와의 협의, ③ 입법예고, ④ 규제심사, ⑤ 법제처 심사, ⑥ 차관회의, ⑦ 국무회의 심의, ⑧ 대통령 서명 및 부서, ⑨ 국회 제출의 과정을 거친다.
<자신이 제정하거나 개정하고 싶은 법률이 있다면?>
읽을 거리
이진수, 보좌의 정치학, 169면
법안을 성안할 때 두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하나는 행정부로부터의 하청입법이고, 다른 하나는 시민사회로부터의 위탁 입법이다. 사실상 행정부가 제정하는 법안이면서 의원 입법 형식을 취하는 이유는 절차가 간단해져서 덜 번거롭기 때문이다. 의원 입장에서는 정부에서 성안하고 검토했을 것이니 법안의 완성도가 높다고 본다. 피차 통과되기 쉽고 입법 실적도 올릴 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갈수록 하청 입법이 늘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정부 부처라고 해서 완벽한 것도, 이해관계를 초월해 있는 것도 아니다. 행정부 내에서의 복잡한 절차를 우회하려 할 때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두 가지를 살펴봐야 한다. 업계로부터의 로비와 타 부처와의 영역(밥그릇) 싸움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다.
법안 담당 보좌진은 이런 숨겨진 내막을 모르고 있으면 안 된다. 모르고 속든, 알고 속아주든 반드시 나중에 곤욕을 치른다. 자기 노력 없이 입법 실적 하나 올리려다 언론에 안 좋은 기사가 나면 선거 때 상대 후보로부터 공격당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정부가 다 만들어 놓고 발의만 국회의원에게 맡기는 것이 하청식이라면, 시민사회단체는 이와 달리 먼저 법안 제정의 취지와 의도를 제시하여 동의하는 의원실과 결합한 뒤, 작업의 주도권은 의원실에 넘기고 자신들은 전문가들의 조력을 조직해 제공하거나 현장주민이나 활동가로부터 실정이나 요구를 중계하는 역할로 물러서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위탁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청식 정부 법안과 달리 시민단체로부터의 위탁 입법은 대개 이상적 내용을 담는 경우가 많아 여야 합의를 거쳐 통과되기까지의 가능성이 낮다는 고민이 늘 따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