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생명권과 신체의 자유라는 제목으로 인간 생명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과 신체의 자유에 관한 헌법 제12조 규정 일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학습 목표>
1.신체의 자유의 내용으로서 신체의 완전성 보장과 임의성 보장을 이해한다.
2.생명권과 관련된 현실적 논쟁 사안을 검토한다.
3.신체의 자유에 관한 헌법 제12조의 규정을 이해한다.
신체의 자유
헌법 제12조
①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
신체의 자유
(1) 신체의 완전성 보장
(2) 신체의 임의성 보장
신체의 자유는 크게 두 가지의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는 신체의 완전성 보장이고 다른 하나는 신체의 임의성 보장입니다. 신체의 완전성 보장에는 생명권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에 ‘생명권’이라는단어가 명시적으로 표현되어 있지는 않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명권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이며, 생명을 빼앗기지 않을 권리, 즉 죽임을 당하지 않을 권리를 의미합니다.
자! 지금부터 생명권과 관련된 몇 가지 중요한 문제들을 검토해 보겠습니다.
생명의 시작과 관련된 문제 - 배아줄기세포 연구
살아 있는 즉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사람이 생명권이라는 기본권의 기본권의주체가 됩니다. 그런데 사람이 언제부터 태어난 것인지, 또 언제부터 죽은 것인지가 불확실한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심각해지는데요. 예를 들어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된 즉시 생명권을 갖는다고 하면, 생명보호에는 매우 충실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나치나 일제가 했던 생체실험이나 마찬가지로 인식될 것이고,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도 타당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의학기술의 발전, 그로 인해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해 보면 말입니다.
언제부터 생명권을 갖는가? -수정 후 14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9조)
일단 현행법은 타협지점을찾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되, 인간의 생명에 대한 침해 위험 역시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현재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법 제29조는 수정란에 원시선이라는 것이 발생하는 수정 후 14일 이내의 배아는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있게 하고, 이후부터는 실험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14일 이후에는 인간으로 대우하고 있는 것이지요.
언제까지 생명권을 갖는가? - 뇌사 또는 심장사?
모든 인간이 죽는다는 것처럼 당연한 명제도 없지만, 실제로는 언제 죽은 것인지의 문제는 복잡합니다. 특히나 장기이식 그리고 뇌사와 관련하여 문제가 생깁니다.
보통은 인간의 죽음은 심장이 멈춘 시점이라고 이해됩니다. 이것을 심장사라고합니다. 그러나 뇌사라는것도 있습니다. 심장은 아직 뛰고 있지만 뇌활동의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지된 상태여서 결국에는 조만간 심장도 멈추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참고로 뇌사는 조만간 반드시 사망한다는 점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식물인간 상태와는 다른 것입니다.
제한적인 뇌사 인정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장기이식을 위해서는 심장사보다는 뇌사를 인정하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아직 심장이 멈추어 완전히 활동을 멈추기 시작한 장기보다는 아직 심장이 뛰고 있을 때 살아 있는 장기를 적출하여 이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뇌사를 함부로 인정하게 되면,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데도 뇌사로 인정하여 장기이식을 하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의료기관에 설치된 뇌사판정위원회가 엄격한 절차 하에 판정하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정한 것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입니다.
생명권의 제한 – 사형
그런데 생명권이 보장된다면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빼앗는 형벌인 사형도 금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국가는 일정한 요건 하에 국민의 생명을 합법적으로 빼앗을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나중에 또 보겠지만 우리 헌법은 제37조 제2항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모든 기본권이 법률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고, 따라서 생명권이라는 기본권도 제한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형식적으로는 사형은 위헌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형폐지론과 사형존치론
그런데 사형에 대하여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사형은 그 자체로 끔찍하고 잔인한 형벌이라는 점, 오판을 했을 때 되돌이킬 방법이 없다는 점, 사형을 한다고 범죄가 실제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 때문에 사형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많습니다. 실제로 유럽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들이 사형 제도를 폐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형이 있어야 범죄를 저지르려는 욕망을 억제할 수 있고, 위험한 범죄인을 완전히 격리하는 효과가 있으며, 이것이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사형은 잔혹한 형벌이지만 아직은 국민법감정상 폐지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취재N팩트] 사형제도, 세 번째 헌재 심판대...판단 바뀔까? YTN 2019년 02월 13일
사형폐지를 향한 길
사형의 폐지가 인간 존엄의 향상과 인권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믿으며, … 사형폐지를 위한 모든 조치가 생명권의 향유에서 전진으로 간주되어야 함을 확신” (1989년 사형폐지를 위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 제2선택의정서)
그런데 1989년 사형폐지를 위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 제2선택의정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의정서는 “사형의 폐지가 인간 존엄의 향상과 인권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믿으며, … 사형폐지를 위한 모든 조치가 생명권의 향유에서 전진으로 간주되어야 함을 확신”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폐지와 존치 어느 것이 답이라고 확정 짓기는 어려워도,적어도 사형이 문명국가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형벌이고 전반적으로 폐지 추세에 있다는 것 정도는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1997년 이후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으며, 사실상 사형폐지 국가로 되어 있습니다.
생명을 포기할 권리 - 죽을 권리는 인정되는가?
생명권과 관련된 문제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통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권리를 포기할 권리도 있다고 이해됩니다. 그렇다면 생명권도 포기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자살을 할 수 있는 것인가요?
아주 오래전 중세 유럽에서는 자살을 해 버린 본인 또는 자살을 시도한 본인까지도 처벌을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자살을 한 사람의 시신을 끌고 다니면서 모욕을 주거나 후손이 상속을 받지 못하게 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오늘날에는 자살을 한 본인에게 해를 가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자살을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도운 본인 아닌 제3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안락사 또는 존엄사의 문제
이 문제는 특히나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말기 환자들의 안락사 내지 존엄사와관련되어 있습니다. 고통을 멈추기 위해 죽으려 하는 사람을 도운 의사나 약사 같은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현재 우리 형법은 제252조에서 사람의 촉탁 그러니까 부탁을 받거나 또는 승낙을 받아서 살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또 사람을 교사 또는 방조하여 자살하게 한 자도 마찬가지로 처벌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스스로 죽겠다고 했어도 그를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도운 모든 사람은 엄하게 처벌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조력자살그리고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의 허용 (호스피스ㆍ완화의료및 임종과정에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그런데 네덜란드, 미국의 오리건 주 같은 곳에서는 엄격한 요건 하에서 의료인이 말기 환자가 죽는 것을 돕는 이른바 조력 자살 형태의 안락사 내지 존엄사를허용하고 있습니다. 점차 이러한 경향은 확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위험하다는 의견, 특히 주변 사람들의 압력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자살이 발생할 수 있고, 죽음을 경시하는 풍조를 조장하는 미끄러운 경사면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의료기술의 발달로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불필요한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호스피스ㆍ완화의료및 임종과정에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서, 임종환자에게 목숨을 연장하는 치료를 일정한 절차에 의하여 중단하는 가장 최소한의 존엄사만을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의 생명에 관한 문제이고 악용의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의해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 존엄사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스위스에서 떠날래” 말기 암 엄마는 ‘존엄사’를 택했다 / KBS 2025.02.27.
신체의 임의성 보장-핵심은 범죄인의 권리
다음에는 헌법 신체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2조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신체의 자유는 신체의 완전성 보장과 신체의 임의성 보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 제12조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이 조항이 신체의 완전성 보장 보다는 임의성 보장에 더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또는 피고인으로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의 신체의 자유 보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므로 함부로 대우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헌법은 정반대입니다. 죄 없이 억울하게 수사를 받고 처벌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며, 죄가 있더라도 지나치게 가혹한 대우나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국가권력은 국민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가혹하고 잔인했다는, 심지어 범죄인보다 가혹한 것이 국가였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입니다.
강제수사법정주의
제12조 ①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
우선 헌법 제12조 제1항 제2문은 우선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라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체포⋅구속과같은 수사방법들은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처분이 수반되는 수사, 즉 강제수사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강제수사는 함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의해야 함을 규정한 것이며, 이를 강제수사 법정주의라고 부릅니다.
강제수사 - 체포, 구속, 압수, 수색, 심문
여기에서 말하는 강제수사의방법에 대하여 조금 자세하게 보겠습니다.
우선 체포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피의자를 단시간 내(최고 48시간) 수사관서등 일정한 장소에 가두어 두는 것입니다.
구속은 형사절차의 진행과 형의 집행을 확보하기 위해 피의자나 피고인을 비교적 긴 기간(최대 30일)동안 가두어 두는 것입니다.
압수는 증거물 등의 점유를 강제로 취득하는 것이며, 수색은 압수해야 할 물건이나 체포⋅구인해야할 사람의 발견을 위해 사람의 신체⋅물건⋅가옥또는 기타의 장소를 뒤지는 것입니다.
심문은 당사자 기타 이해관계인에게 개별적으로 서면 또는 구술로 진술하게 하는 것입니다.
죄형법정주의
헌법
제12조 ① …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제12조 제1항 제2문 후단은 “누구든지 …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처벌은 형사처벌을 비롯하여 국민에게 불이익 또는 고통을 가하는 일체의 제재를 의미하며, 보안처분은 죄를 범한 자 또는 사회적으로 위험한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자들의 위험성을 교정하는 예방적 처분을 말합니다. 강제노역은 공권력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노동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처벌⋅보안처분⋅강제노역이국가권력에 의해 함부로 이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입니다.
죄형법정주의의 의의
조금 전에 말한 처벌 중에서도 형사처벌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는 것을 죄형법정주의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헌법 제12조 제1항 제2문은 죄형법정주의를 규정한 것으로도 이해합니다.
죄형법정주의에는 다시 관습형법금지의 원칙, 명확성의 원칙, 절대적 부정기형의금지,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 소급효 금지의 원칙 등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합니다.
죄형법정주의에 대한 자세한 내용에 대하여 궁금하시면 형법과 관련된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고문 금지
헌법 제12조
②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헌법 제12조 제2항은 고문의 금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고문이란 숨기고 있는 사실을 강제로 알아내기 위하여 육체적 고통을 주며 신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리를 틀거나 인두로 살을 지지는 등의 가혹한 고문을 하는 장면을 사극에서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고문은 그 자체로 극심한 신체의 자유 침해를 야기하며, 고문으로 인하여 여타의 기본권 침해가 유발될 위험도 큽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12조 제2항은 고문이 금지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진술거부권(묵비권)
또 이 조항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 즉 묵비권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절차에서 불리한 진술을 강요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인격권에 대한 침해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고문을 간접적으로 허용하거나 또는 고문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요컨대 범죄수사는 고문이나 강요가 아닌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수사기법에의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명령입니다.
[뉴스데스크]진술거부권 고지 못받아 무죄 광주MBC 2013. 10. 24.
<학습내용 정리>
1.신체의 자유는 신체의 완전성 보장과 임의성 보장을 포함하며, 전자에 생명권이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 외에 헌법은 생명권을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있지는 않다.
2.과학기술의 발달로 생명의 시작과 끝에 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으며, 사형, 안락사 등과 관련된 논쟁이 진행 중이다.
3.신체의 임의성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2조는 범죄인의 기본권을 주로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범죄인보다 가혹한 것이 국가라는 역사적 성찰의 결과이다.
다음 시간에는 열명의 범죄인을 잡는 것보다 … 라는 제목으로 헌법 제12조와 제13조의 신체의 자유에 관한 규정을 이어서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도 헌법으로 세상읽기 성공적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 하지만 이것이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러한 논란이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점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