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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 평등원칙과 평등권

이번 시간은 평등원칙과평등권이라는 제목으로 헌법 제11조에 규정되어 있는 평등 조항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학습 목표>
1.헌법상 평등의 의미와 중요성을 살펴본다.
2.헌법 제11조 평등 규정의 내용을 이해한다.
3.헌법 각 부분에 흩어져 있는 평등 관련 규정들을 개관해 본다.

평등, 기본권 보장의 열쇠

지난 시간에 공부했던 헌법 제10조에 이어 제11조에 규정되어 있는 것은 바로 평등입니다. 조문의 위치가 말해 주듯 이 조항 역시 우리 헌법상 매우 큰 의미를 갖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그는 자신의 기본권이 남들의 기본권보다 더 침해 받았다는 주장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재산권의 침해를 받았다는 주장에는, 다른 사람보다 더 재산권을 침해 받았다는 주장이 들어가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평등은 거의 모든 기본권 보장에 있어서 열쇠가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무조건 똑같은 것이 평등인가?

국어사전을 보면 평등은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떠한 경우에나 무조건 차별 없이 똑같이 취급하면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컨대 누군가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시험을 잘 보았고, 또 누군가는 시험을 잘 보지 못하였는 데도,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A학점을 주면 시험을 잘 본 학생은 억울하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똑같이 A학점을 준다고 해서 평등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절대적 평등이 아닌 상대적 평등!

절대적 평등이 아닌 상대적 평등!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따라서 헌법이 말하는 평등은 어떠한 차별도 절대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조건 똑같이 대우하는 평등을 절대적 평등이라고 부르는데, 절대적 평등은 진짜 평등이 아닌 것이지요.
헌법상 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 하지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라고 명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평등을 ‘절대적 평등’과대비하여 ‘상대적 평등’이라고부릅니다

평등과 차별은 반대말이 아니다!

반전: 평등과 차별은 반대말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합리적 차별이냐?”, “자의적 차별이냐?”
여기에 놀라운 반전이 있습니다. 같은 것은 같게 대우하지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해야 하기 때문에 평등은 일종의 차별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평등과 차별은 단순히 반대말이 아닌 것이지요.
이 차별이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을 때에는 헌법이 말하는 평등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서 차별이 자의적일 때에는 평등하지 않은 것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평등의 문제에 있어서는,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차별이 합리적 차별이냐 자의적 차별이냐가핵심 중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평등·공정' 이뤄질까…'블라인드 채용' 현황과 전망 JTBC 2017-06-22

정의의 여신상

정의의 여신상이라는 것을 사진을 통해 본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혹시 본 적이 없는 학생은 옆에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검색해 보십시오. 보통 정의의 여신은 눈을 가리고 있으며, 왼손에는 저울을,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습니다.
눈을 가린 것은 선입견이나 인정에 끌리지 않겠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울은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칼은 측정한 결과에 따라 단호하게 대우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앞의 동영상에서 블라인드 면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학벌이나 외모 같은 것이 선입견으로 작용할 우려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면접과 채용에서 정의의 요청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미이겠습니다.

정의의 여신은 평등의 여신

그런데 정의의 여신이 말하고 있는 것은 앞서 설명한 평등, 특히 상대적 평등의 의미와 동일하다는 것 느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평등이나 정의이나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겠다는 의미인 것이지요. 결국 정의의 여신은 평등의 여신인 것입니다.
실제로 서양 철학에서 정의는 평등과 거의 같은 의미를 갖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는 점 기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만화 영화에서처럼 정의는 악의 무리를 무찌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법 앞의 평등

헌법 제11조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 한다.
본격적으로 헌법 제11조 조문을 살펴보겠습니다.
헌법 제11조 제1항 제1문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법’은국회가 제정한 법률, 그러니까 형식적 의미의 법률뿐만아니라, 모든 성문법과 불문법을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따라서 헌법이나 명령⋅규칙⋅조례심지어 관습법이나 조리 앞에서도 모든 국민은 평등해야 합니다.

법 ‘앞에‘ 평등

법 ‘앞에‘ 평등
법 적용의 평등과 법 내용의 평등
그리고 법 ‘앞에’ 평등은 문자 그대로 보면 법을 국민에게 적용할 때 평등해야 한다는 ‘법 적용의 평등’을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의 적용은 평등하게 해도 애초에 법의 내용이 불평등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그 법률을 아무리 평등하고 공정하게 적용해 보아야 결과는 불평등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 앞에 평등은 법 자체가 불평등하게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법 내용의 평등’을모두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평등원칙과 평등권

간단히 정리하면 ‘법 앞에 평등’이라는말은 모든 법을 평등하게 만들고, 그 법을 다시 평등하게 적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평등하게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라는 말입니다. 평등은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국가기관, 나아가 모든 국민들이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과제로서의성격을 가지며, 이를 ‘평등원칙’이라고부를 수 있습니다. 어떤 국민이 자신을 평등하게 대우할 것을 주장하지 않더라도 이 사람이 불편부당하게 대우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한편 모든 국민은 자신이 불평등하게 대우받는다고 생각할 때 국가 또는 제3자에게 자신을 평등하게 대우해 줄 것을 요청할 때에도 이 조항을 원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평등은 권리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되며, 이를 ‘평등권’이라고부릅니다.

‘권리’와 ‘객관적 가치 질서’ - 기본권의 이중적 성격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거의 모든 기본권들은 개개의 국민들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로서의 성격을 갖는 동시에, 국가와 국민 모두가 노력하여 실현해야 할 과제이자 가치로서의 성격도 갖습니다.
후자를 ‘객관적 가치질서로서의 성격’이라는, 조금 어려운 용어로써 지칭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기본권은 권리로서의 성격과 객관적 가치질서로서의 성격을 포함하는‘이중적성격’을갖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차별금지 사유 -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등

헌법 제11조 제1항 제2문은 누구든지 성별⋅종교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차별금지 사유라고 부릅니다. 과거 남성과 여성의 차별이 얼마나 심했는지는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종교에 의한 차별도 전 세계적으로 극심하였으며, 지금도 일부 국가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말기의 천주교 신자에 대한 박해 사건은 유명합니다. 사회적 신분이라는 말은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학자들은 가문이나 가족 내에서의 지위를 비롯하여 전과자⋅부자⋅근로자⋅상인⋅농민등 모든 사회적 지위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의할 것은 조문에서 예시된 성별⋅종교⋅사회적신분은 차별금지 사유의 대표적인 예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여타의 이유로도 차별을 하면 안 됩니다.
한국 성평등 115위…인도-캄보디아보다 낮아 연합뉴스TV 2018/12/18

차별금지 영역 -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영역 등

앞의 뉴스는 우리나라 양성평등 수준이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통계상의 허점으로 인해 과장되었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또 예전에 비해 오늘날에는 양성 평등 수준이 훨씬 좋아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조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양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은 앞으로도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편 헌법은 제11조 제1항에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영역에서의 차별이 금지된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차별금지 영역이라고 부릅니다. 이 역시 예시에 불과하며 여타의 다른 영역에서의 차별도 금지된다고 하겠습니다.

합리적 차별의 허용

헌법 제11조의 ‘법 앞에 평등’이라는말도, 차별금지 사유와 차별금지 영역에서 언급한 평등도 모두 상대적 평등 개념을 전제로 합니다. 즉, 모든 사람이 완전히 똑같이 대우되며차별이 전혀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정한 차별, 특히 나름의 근거를 가진 ‘합리적 차별’은허용됩니다. 그래서 여성에게 주는 출산휴가와 남성에게 주는 출산휴가가 다를 수 있는 것이며, 성인에게는 선거권을 주지만 어린 아이에게는 선거권을 주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평등에 관한 총칙과 각칙

헌법 제11조 제1항은 헌법상 평등원칙과평등권의 총칙적규정입니다. 평등에 관한 일반적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 조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평등은 헌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헌법조항 이곳저곳에서 평등과 관련된 규정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습니다.

헌법 제11조 제2항과 제3항

헌법 제11조
② 사회적 특수계급의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③훈장등의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
먼저 헌법 제11조 제2항은 사회적 특수계급의제도는 인정되지 않고, 어떠한 형태로든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황제를 두거나 귀족과 같은 계급을 만드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금지됩니다. 이것은 만화나 소설에서 가능한 이야기인 것이지요.
제11조 제3항은 훈장이나 기타 영전, 즉 공적을 세운 사람을 치하하기 위하여 인정한 특수한 지위는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다고 합니다. 즉, 상속이나 세습이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또 이에 어떠한 특권도 따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영전일대의원칙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훈장에 수반되는 연금이나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구호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고 봅니다.

도처에 흩어져 있는 평등 관련 조항

이외에도 근로관계에 있어서 여성의 차별금지(제32조 제4항), 혼인과 가족관계에 있어서의 양성의 평등(제36조 제1항), 교육의 기회균등(제31조 제1항), 선거에 있어서의 평등(제41조 제1항, 제67조 제1항), 경제 질서에 있어서의 평등(제119조 제2항, 제123조 제2항) 등 다양한 평등 관련 규정이 헌법에 존재합니다.
뒤에 보는 동영상은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것입니다. 조금 전에 이야기한 헌법 제123조 제2항 “국가는 지역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라는 조항에 근거한 정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수도권 쏠림 타파' 지역 균형 발전에 5년간 175조 투자 YTN 2019년 01월 29일

합리적 차별이 아닌 위헌적 차별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대로 일정한 근거를 가진 합리적 차별은 허용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금지되는 차별, 즉 헌법의 평등규정을위반하는 위헌적 차별은 어떠한 것일까요.
역시 앞서 말한 것처럼 일반적인 경우에는 차별이 자의적 차별이 되면 위헌이 됩니다. 여기에서 자의(恣意)는 “제멋대로 하는 생각”이라는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제멋대로 마구잡이로 차별하는 것은 금지되며, 그렇지 않다면 차별을 허용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평등심사 기준

엄격한 심사기준: 비례성원칙
완화된 심사기준: 자의(恣意) 금지 원칙
그러나 ①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는 경우, ② 차별적 취급으로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이 초래되는 경우 등에는 평등이 보다 강하게 요청됩니다. 예를 들어 양성차별과같은 민감한 사안이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이 경우에는 차별의 허용범위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단지 자의적이지 않을 것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로 인하여 얻는 공익과 차별로 제한되는 개인의 손해 사이의 균형이 유지되어야만 한다는 요청까지 부가됩니다. 이것을 비례성원칙이라고 부릅니다.
자의금지원칙은 완화된 심사기준이라고 부르고, 비례성원칙은 엄격한 심사기준이라고 부릅니다.

입법형성의 자유

입법자, 즉 국회는 법률을 만들어 여러 가지 차별적 조치를 하곤 합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의 권리를 다른 사람보다 더 제한하는 경우도 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평등이 강하게 요구되는 사례라면 그래서 엄격한 심사기준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입법자가 만든 차별적 법률은 위헌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집니다.
반면 평등이 약하게 요구되는 사례라면, 그래서 완화된 심사기준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입법자가 만든 차별적 법률은 합헌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집니다. 그러니까 이 사례에서 입법자는 보다 자유롭게 평등을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후자의 경우를 “입법형성의 자유가 넓다.”라고 표현합니다.
<학습내용 정리>
1.헌법상 평등은 원칙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상대적 평등을 의미하며, 대부분의 기본권 보장에 열쇠가 된다.
2.헌법 제11조는 평등원칙과평등권을 동시에 선언하고 있으며,법 앞의 평등, 차별금지 사유와 영역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3.헌법 제11조 제1항은 평등에 관한 총칙규정이고, 헌법의 각 부분에서 교육, 근로, 혼인과 가족생활, 선거, 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 관한 평등이 규정되어 있다.
다음시간에는 생명권과 신체의 자유라는 제목으로, 헌법 제12조 규정을 공부할 예정입니다. 관련하여 사형, 배아줄기세포 연구, 안락사 등의 현실적인 이야기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도 헌법으로 세상읽기 성공적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평등은 합리적 차별이 전제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를 의미한다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