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헌법으로 읽는 한국사회의 길고 긴 여정의 마지막 시간입니다. 헌법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우선 헌법의 개정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고, 우리 헌법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학습 목표>
1.헌법개정의 의미에 대하여 알아본다.
2.헌법개정의 방법과 절차에 대하여 알아본다.
3.우리 헌법의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새로운 헌법에 대한 기대
우리 헌법은 아홉 차례의 개정을 거쳐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 개정 하나하나를 돌아보면 우리 헌법이 얼마나 독재자들의 손에 농락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주로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개정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처럼 권력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헌법을 고칠 수 있던 시대에 헌법은 법으로서 아무런 힘을 갖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 개정은 이렇게 독재자들의 필요에 의한 개정과 시민의 요구에 의한 개정으로 나눠집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헌법, 즉 현행 헌법은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물로 시민의 요구에 의해 개정된 헌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헌법도 만들어 진 것이 30년이 넘어버렸습니다. 변화된 시대에 맞게 다시 헌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앞으로 어떤 헌법 개정이 필요할지 생각해보면서 헌법 개정에 관해 알아봅니다.
<뉴스 동영상>
한눈에 보는 역대 개헌
YTN 2018년 03월 26일(https://www.ytn.co.kr/_ln/0101_201803261708500639)
헌법개정의 필요성
대한민국 헌법의 마지막 장인 제10장은 헌법의 개정에 대한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헌법은 한 번 제정해 놓으면 고정된 문서로 남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세상이 변해도 오래 된 헌법이 그 변화와 발전의 발목을 잡는 일이 벌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와 사회의 현실이 변화하면 헌법도 그때그때 적절히 수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헌법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세력이 극단적인 헌법파괴를 하기 전에, 적절하게 타협하여 파국을 모면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극단적인 파국은 언제나 가장 힘없는 시민들에게 가장 큰 희생을 요구하니까 말입니다. 결국 헌법개정은 규범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워, 헌법이 실효성 있는 법, 즉 규범력을가진 법으로서 기능하도록 합니다.
헌법개정의 의미
헌법의 개정이란 이전의 헌법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의식적⋅적극적인작업을 통해 헌법의 조문을 바꾸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 헌법과 동일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헌법개정은 더 이상 개정이 아닙니다. 차라리 새로운 헌법의 제정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또 헌법의 조문을 의식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헌법의 해석이 바뀌어 그 실질적 의미가 변화하는 현상도 있습니다. 이것을 헌법의 변천이라고 부르는데요. 이것은 의미는 바뀌지만 헌법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니므로 헌법개정은 아닙니다. 보통은 헌법의 해석과 그로 인한 변천을 통해 헌법이 변화에 적응하도록 하는데, 그것이 한계에 다다른 경우, 그러니까 조문을 바꾸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 헌법개정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너무 쉬워서도, 너무 어려워서도 안 되는 헌법개정
•
경성헌법
•
연성헌법
헌법의 개정은 너무 쉬워서는 안 됩니다. 너무 쉬운 경우 헌법의 법적 안정성이 침해됩니다. 헌법은 최고규범이며이것을 기초로 많은 법률이 만들어지고 또 그것을 기초로 시민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장 최고의 규범이 시시각각 변화한다면 그 아래에 있는 법률과 시민들의 삶에 얼마나 큰 혼란이 야기되겠습니까.
그렇다고 너무 어려워서도 안 됩니다. 개정이너무 어려운 경우 현실에 뒤떨어진 헌법을 변화시키기가 어렵게 됩니다. 헌법이 세상의 변화를 못 따라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바로 앞에서 이야기했습니다.
따라서 헌법개정의 방법은 이러한 양극단을 피하고 중용을 잡는 선에서 선택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헌법이 다른 법률에 비하여 개정절차가까다로운 경우 이를 경성헌법이라고 하고, 헌법의 개정절차와법률의 개정절차가동일한 경우 이를 연성헌법이라고 부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헌법은 경성헌법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헌법개정안 제안
헌법 제128조
①헌법개정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
②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
6월 개헌투표사실상 무산...정부 개헌안 운명은? YTN 2018년 04월 21일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헌법의 개정 절차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헌법 제128조 제1항에 따라 헌법개정의 제안권자는대통령과 국회의원입니다. 대통령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서 헌법개정을 제안할 수 있으며, 국회의원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헌법개정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은 명시적인 헌법개정금지조항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사한 조항이 있는데, 바로 헌법 제128조 제2항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조항은 개헌의 효력만을 일부 제한하는 이른바 개헌효력적용대상 제한 규정이고, 따라서 개정금지조항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 헌정사에 얼룩져 있는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독재를 위한 헌법개정을 막겠다는 국민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조항을 이른바 준(準) 개정금지조항으로 이해할 여지는 있을 것입니다.
공고
헌법 제129조
제안된 헌법개정안은 대통령이 20일 이상의 기간 이를 공고하여야 한다.
헌법개정 절차 중에 무시해서는 안 되는 과정이 바로 공고의 과정입니다. 헌법 제129조는 대통령이 헌법개정안을 공고하며, 그 기간은 20일 이상 지속되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고방법으로는 관보⋅신문게재, 벽보 부착 등이 있습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비판을 통하여 개헌안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를 이루려면 공고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공고기간 동안 국민들은 토론도 하고 무엇이 좋은지 좋지 않은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과정 없이 무작정 국민투표에 붙인다면 그것으로 민주주의가 실현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민주주의는 오로지 찬반 표결이 있었다고 모두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회 의결
헌법 제130조
①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하여야 하며, 국회의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헌법 제130조 제1항에 따라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국회는 헌법개정안을 의결하여야 합니다. 아무래도 국회는 일반 국민들보다는 더 집중적으로 사활을 걸고 새로운 헌법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절차를 둔 것이겠지요.
헌법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이것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의결,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과 동일한 최고로 가중된 다수결 요건입니다. 국회 의결은 의원들의 역사적 책임을 분명히 한다는 취지에서 기명식 투표방식으로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헌법개정안에 대한 수정의결은공고제도의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습니다.
국민투표
제130조
②헌법개정안은 국회가 의결한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붙여 국회의원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③헌법개정안이 제2항의 찬성을 얻은 때에는 헌법개정은 확정되며, 대통령은 즉시 이를 공포하여야 한다.
헌법 제130조 제2항에 따라 헌법개정안은 국회에서 의결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야 합니다. 국민투표가 가결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선거권자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국민투표에서 통과되면 개헌안은 확정됩니다.
헌법 제130조 제3항은 확정된 개헌안을 대통령이 즉시 공포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반 법률과는 달리 국민투표에 의하여 확정된 개헌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