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헌법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과연 헌법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도록 간단하게 검토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학습 목표>
헌법과 국가의 관계를 이해하고, 헌법의 주요 내용에 대하여 기억함으로써 헌법의 기본적 의미를 정리해 본다.
헌법개정안 발의...3가지 처리 방안은? YTN 2018. 3. 26
헌법이 뭐길래?
뉴스에서 보신 것처럼 어느 정권이 들어서건 헌법을 개정한다 안 한다 말들이 많습니다. 물론 말만 무성하다가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그래도 자주 논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도대체 헌법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일까요?
헌법에 관한 다양한 정의
위대한 학자들이 헌법을 어떻게 정의 내렸는지 먼저 보겠습니다.
페르디난트 라쌀(F. Lassalle): 헌법은사실적 권력관계이다.
칼 슈미트(C. Schmitt): 헌법은헌법제정권력자의 근본결단이다.
루돌프 스멘트(R. Smend): 헌법은통합과정의원리이다.
각자 관점과 맥락에 따라 정의한 것인데,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학자들이 이런 정의를 내렸다는 것 정도만 기억하고 구체적인 의미는 나중에 이해하기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선 쉽고 직관적인 이해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헌법과 국가 - 헌법을 알려면 국가를 알아야 한다.
처음에는 완벽할 수 없겠지만, 개략적으로 헌법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헌법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가라는 말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봅니다.
헌법은 국가라는 정치적 통일체의 형성 과정에서 만들어졌으며, 헌법이 주로 규율하는 대상도 국가입니다. 헌법과 국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 수업에서는 국가라는 개념을 지렛대 삼아 헌법을 설명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하겠습니다.
옅어지는 국가의 의미
요즘 사람들은 예전만큼 국가, 조국, 애국심이라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과 인터넷 뉴스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외국에서 생산된 옷, 자동차, 심지어 과자까지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습니다. 조만간 국경 없는 세계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세계화 시대에도 국가는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국가는 중요합니다. 좋은 국가에서 태어나 평생을 큰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쁜 국가에서 태어나 독재, 재난, 빈곤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거 세계대전을 치르던 시기 또는 냉전시기보다는 덜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들은 서로 대립하고 전쟁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같은 독특한 형태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기존의 국가와 같은 형태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21세기에도 국가는 가장 대표적인 정치적 공동체입니다.
국가는 국민이 모여 구성된다 - 국가삼요소설 그리고 국민의 결합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국가란 무엇인지 이해해 보아야 하겠는데요.
국가를 주권, 국민, 영토의 결합이라고 정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을 국가삼요소설이라고부릅니다. 그러나 일정한 공간이 있다고 곧바로 국가가 되는 것은 아니며, 주권도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는 무엇보다 일정한 사람들, 즉 국민이 모여서 구성되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왜 국가에 모였는가?
첫 번째 관점: 정복에 의해 결합했다.
두 번째 관점: 약속과 합의에 의해 결합했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왜 모이는 것일까요? 다음과 같은 두 관점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힘이 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힘이 센 세력이 약한 세력을 정복하여 하나의 결합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합 안에서는 정복한 사람과 정복된 사람 사이에 주인과 노예의 관계, 또는 귀족과 평민의 관계 등이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을 이를테면 정복설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일정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잘 살기 위해 결합하기로 서로 약속한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사회계약설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무엇이 사실일까?
오늘날 국가는 사람들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심쩍은 부분도 없지 않지요. 사극을 보면 국가들은 대부분 정복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날의 국가도 온전히 국민들의 합의로 만들어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 국가의 이해에 있어서는 사회계약론이 주류적 견해이고, 특히 우리 헌법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헌법들은 사회계약론의 관점을 따르고 있습니다.
헌법으로 정해 두어야 하는 사항들
앞으로 어떠한 목표를 추구할 것인가?
어떠한 방법으로 운영될 것인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국가가 만들어졌건 간에 국가가 만들어 진 후 몇 가지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사항을 확실히 정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국가가 앞으로 어떠한 목표를 추구할 것인지, 어떠한 방법으로 운영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가는 큰 다툼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정한 것이 바로 헌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헌법이 최고 규범인 이유
이후의 모든 법은 헌법의 테두리 안에 있어야 한다.
새롭게 만들어진 국가는 이후에 다양한 법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법들을 아무렇게나 만들면 안 됩니다. 반드시 국가의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사항을 정한 헌법을 준수해야 하며, 헌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헌법은 다양한 법들 중에서도 최고의 법, 최고 규범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헌법이 최고 규범이라고 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는 법, 즉 위헌인 법은 무효로 선언되어야 하며, 법질서에서 추방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이러한 절차가 없다면 헌법의 최고규범성은 말뿐인 선언에 불과할 것입니다. 나중에 공부하겠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헌법재판소가 위헌법률심판이라는 형태로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지키기 위한 작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공장소 과다노출' 경범죄처벌법 위헌 연합뉴스 2016/11/24
헌법에는 국가운영의 기본 매뉴얼이 들어 있다.
국가가 새로 만들어질 때 제정한 헌법에는 무엇보다 이 국가가 앞으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에 대한 사항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만약 정복에 의해 만들어진 국가라면 앞으로 누가 왕이 될 것인가에 대한 사항, 왕의 명령에 신하와 백성들이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들어가 있겠지요. 만약 계약과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국가라면 국민들이 앞으로 어떻게 국가운영에 참여할 것인가, 모두가 참여할 수 없다면 대표자를 어떻게 선출할 것인가, 국가기관은 국민의 권익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등의 내용이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 헌법의 상당 부분, 특히 제40조 이하의 부분에는 이러한 국가운영의 기본매뉴얼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한 바 대로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이 국민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헌법은 국가의 운영에 국민의 의사와 이익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특히 국가 운영을 담당하는 대표자를 어떻게 민주적으로 선출하고 통제할 것인가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헌법에는 국민의 권리가 들어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누군가의 정복에 의해 만들어진 국가라면 헌법에는 그 정복자가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가 무엇인지가 규정되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 전에 말한 대로 대한민국은 국민의 합의에 의해, 그리고 사회계약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제되고 있으며, 따라서 헌법 역시 국민이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대한민국은 국민의 권리를 위해서만 운영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권리는 수없이 다양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본적인 몇 가지를 선별하여 헌법은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기본권이라고 부릅니다. 특히 헌법 제10조부터 제37조까지가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규정입니다.
헌법의 장별 구성
전문
제1장 총강(제1조 – 제9조)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 (제10조 – 제39조)
제3장 국회 (제40조 – 제65조)
제4장 정부 (제66조 – 제100조)
제5장 법원 (제101조 – 제110조)
제6장 헌법재판소 (제111조 – 제113조)
제7장 선거관리 (제114조 – 제116조)
제8장 지방자치 (제117조 – 제118조)
제9장 경제 (제119조 – 제127조)
제10장 헌법개정 (제128조 – 제130조)
헌법의 핵심을 이루는 내용은 앞서 본 대로 국가 운영의 기본 매뉴얼과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것입니다. 실제로 백과사전을 보면 헌법이란 “국가의 통치조직과통치작용의기본원리 및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이라고 정의되는데요. 왜 이렇게 정의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옆에서 보는 것과 같이 장별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전문을 비롯하여 총 10장으로 되어 있는데요.
옆에 스마트폰이 있으시면 검색창에 대한민국헌법이라고 입력해 보십시오. 본격적으로 공부할 헌법을 한번 훑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습내용 정리>
1. 헌법은 국가라는 정치적 통일체의 형성 과정에서 만들어졌으며, 헌법이 주로 규율하는 대상도 국가이다. 따라서 헌법과 국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2. 헌법의 핵심을 이루는 내용은 국가 운영의 기본 매뉴얼과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