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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기본권 제한

제37조 제2항: 기본권 제한의 정도

주의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법률에 따른 기본권 제한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률에 따라 기본권을 제한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요건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 요건을 지키지 못하면 헌법을 위반한 것이 되고, 위헌적인 기본권 제한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정당한 수단과 정당한 목적으로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필요 최소한의 정도로 기본권을 제한하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과잉금지의 원칙이라고 하며, 때로는 비례성의 원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기본권 제한을 통해 얻게 되는 공익에 비하여 제한되는 국민의 기본권, 즉 사익이 지나치게 커서는 안 되며, 공익과 사익이 비례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비례의 관계이기 때문에 추구하는 공익이 커지면 제한되는 사익도 커질 수 있습니다. 더 강한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공익이 작으면 사익도 작아져야 합니다. 더 약한 기본권 제한만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과잉금지원칙의 내용

과잉금지의 원칙은 다시 몇 가지 부분적인 원칙으로 나뉩니다. 목적의 정당성, 수단(또는 방법)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이 그것입니다.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는지 아닌지를 검토할 때는 이들 부분 원칙들을 순차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목적의 정당성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입법의 목적이 헌법 및 법률의 체제상 그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수단의 적절성은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방법이 효과적이고 적절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피해의 최소성은 입법자가 선택한 조치를 통한 기본권 침해가 선택 가능한 다른 수단 중 최소여야 함을 의미합니다. 법익의 균형성은 입법을 통해 보호하려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을 비교 형량할 때 보호되는 공익이 더 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매치기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손을 절단하는 형벌을 내렸다.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충족될까?>

성인 대상 성범죄자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사건 “성범죄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이 다시 성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전제 아래 취업 제한이라는 제재를 예외 없이 부과하는 점, 성범죄 전력자의 구체적 범죄행위 유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군의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 전부에 대해서 동일한 취업 제한 기간을 두는 점 등에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심판대상 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공익이지만 심판대상 조항에 의하여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므로, 심판대상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헌재 2016. 7. 28. 2013헌마436).”
조금 복잡하니까 실제 사례를 하나 보면 좋겠습니다. 지난 2016년에 내려진 헌법재판소 결정인데요. 과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1항은 성인 대상 성범죄로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자는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날부터 10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교육기관 등을 운영하거나 위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이었던 것입니다. 청구인은 이 규정이 지나치게 자신의 기본권을 제한한다고, 그러니까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결정을 요구합니다.
일단 헌법재판소는 아동·청소년 관련 교육기관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자질을 일정 수준 담보하여 아동과 청소년을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아동·청소년과 그 보호자가 이들 기관을 믿고 이용하거나 따를 수 있도록 하는 심판대상 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 것입니다.
또 성범죄로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에 대하여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 교육기관 등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했습니다. 수단의 적절성도 인정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성범죄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이 다시 성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전제 아래 취업 제한이라는 제재를 예외 없이 부과하는 점, 성범죄 전력자의 구체적 범죄행위 유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군의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 전부에 대해서 동일한 취업 제한 기간을 두는 점 등에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침해가 큰 수단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심판대상 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공익이지만 심판대상 조항에 따라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므로, 심판대상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과잉금지원칙 위반으로 위헌으로 선언된 사례입니다.

본질 내용 침해금지

제37조 제2항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때에도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즉, 앞서 설명한 기본권 제한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무엇이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본질 내용 침해금지의 문제가 생기기 전에 앞서 말한 과잉금지원칙을 통해 문제 대부분은 해결됩니다. 따라서 본질 내용 침해금지는 기본권 제한을 통해 기본권이 있으나 마나 한 것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주의 또는 경고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본질내용침해금지에 비추어 사형제는 위헌일까, 합헌일까?>

읽기 자료

헌재 2009. 9. 24. 2008헌가25, 판례집 21-2상, 427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옥외집회는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않은 장소에서 여는 집회로서(집시법 제2조 제1호) 이는 다수인의 집단적인 행동을 수반하기 때문에 그 속성상 개인적인 의사표현의 경우보다 공공의 안녕질서, 법적 평화 및 타인의 평온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야간이라는 특수한 시간적 상황은 집회장소 인근에서 거주하거나 통행하는 시민들의 평온이 더욱더 요청되는 시간대일 뿐 아니라, 집회참가자 입장에서도 주간보다 감성적으로 민감해져 자제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옥외집회를 관리하는 행정관서 입장에서도 야간옥외집회는 주간옥외집회보다 질서를 유지시키기가 어렵고, 예기치 못한 폭력적 돌발상황이 발생하여도 어둠 때문에 행위자 및 행위의 식별이 어려워 이를 진압하거나 채증하기가 쉽지 않다.
집시법 제10조는 야간옥외집회의 위와 같은 특징과 차별성을 고려하여, 원칙적으로 야간옥외집회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균형성
그러나 집회의 자유는 집회의 시간, 장소, 방법과 목적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 즉 집회를 하루 중 언제 개최할지 등 시간 선택에 대한 자유와 어느 장소에서 개최할지 등 장소 선택에 대한 자유를 내포하고 있다(헌재 2003. 10. 30. 2000헌바67, 판례집 15-2하, 41, 53 참조). 따라서 옥외집회를 야간에 주최하는 것 역시 집회의 자유로 보호됨이 원칙이고, 이를 사회의 안녕질서 또는 국민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 등을 위하여 제한함에는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 대다수의 직장과 학교는 그 근무 및 학업 시간대를 오전 8-9시부터 오후 5-6시까지로 하고 있어 평일의 위 시간대에는 개인적 활동을 할 수 없으므로, 집회를 주최하거나 참가하려는 직장인이나 학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빨라도 퇴근 또는 하교 후인 오후 5-6시 이후에 할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낮 시간이 짧은 동절기의 평일의 경우에는 직장인이나 학생은 사실상 집회를 주최하거나 참가할 수 없게 되어,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하거나 명목상의 것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도시화․산업화가 진행된 현대 사회는 낮과 밤의 길이에 따라 그 생활형태가 명확하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해가 진 후라고 할지라도 일정한 시간 동안에는 낮 시간 동안 이루어지던 활동이 계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전통적 의미의 야간 즉,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야간’이라는 시간으로 인한 특징이나 차별성이 명백하게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 설사 일부 있다고 하여도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위와 같은 특징이나 차별성은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야간’이 아닌 ‘심야’의 특수성으로 인한 위험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시법 제10조는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는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는 지나친 제한이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 집시법은 다른 사람의 주거지역이나 이와 유사한 장소로서 집회나 시위로 재산 또는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또는 학교의 주변 지역으로서 집회 또는 시위로 학습권을 뚜렷이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거주자나 관리자가 시설․장소의 보호를 요청하는 때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이 집회의 금지 또는 제한통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제8조 제3항 제1호, 제2호), 집회의 주최자나 참가자가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소음을 발생시키는 것을 금지하면서 이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이 확성기 사용 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며(제14조), 관할경찰관서장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는 교통 소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이를 금지하거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제12조 제1항) 등 국민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과 사회의 공공질서가 보호될 수 있는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므로, 옥외집회가 금지되는 야간시간대를 집시법 제10조와 같이 광범위하게 정하지 않더라도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집시법 제10조 단서는, 위와 같은 과도한 제한을 완화하기 위하여 관할경찰관서장이 일정한 조건하에 이를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그 허용 여부를 행정청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이상, 과도한 제한을 완화하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집시법 제10조는 침해최소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광범위한 시간대의 제한으로 인하여 집회예정자가 받을 침해가 이로 인하여 달성할 공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