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시작: 배아줄기세포 실험 문제
<인간의 생명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살아 있는, 즉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사람이 생명권이라는 기본권의 주체가 됩니다. 그런데 사람이 언제부터 태어난 것인지, 또 언제부터 죽은 것인지가 불확실한 때가 있습니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심각해지는데요. 예를 들어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된 즉시 생명권을 갖는다고 하면, 생명 보호에는 매우 충실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나치나 일제가 했던 생체실험이나 마찬가지로 인식될 것이고,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도 타당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의학의 발전, 그로 인해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해 보면 말입니다.
일단 현행법은 타협 지점을 찾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되, 인간의 생명에 대한 침해 위험 역시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현재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법 제29조는 수정란에 원시선이라는 것이 발생하는 수정 후 14일 이내의 배아는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있게 하고, 이후부터 실험을 금지합니다. 14일 이후에는 인간으로 대우하고 있는 것이지요.
<14일설을 채택하면 문제가 없을까?>
생명의 끝: 뇌사 문제
모든 인간이 죽는다는 것처럼 당연한 명제도 없지만, 실제로는 언제 죽은 것인지의 문제는 복잡합니다. 특히나 장기이식 그리고 뇌사와 관련하여 문제가 생깁니다.
보통은 인간의 죽음은 심장이 멈춘 시점이라고 이해됩니다. 이것을 심장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뇌사라는 것도 있습니다. 심장은 아직 뛰고 있지만, 뇌의 활동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정지된 상태여서 결국에는 조만간 심장도 멈추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참고로 뇌사는 조만간 반드시 사망한다는 점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식물인간 상태와는 다른 것입니다.
장기이식을 위해서는 심장사보다는 뇌사를 인정하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아직 심장이 멈추어 완전히 활동을 멈추기 시작한 장기보다는 아직 심장이 뛰고 있을 때 살아 있는 장기를 적출하여 이식함이 유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뇌사를 함부로 인정하게 되면,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데도 뇌사로 인정하여 장기이식을 하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은 제16조 이하에서 의료기관에 설치된 ‘뇌사판정위원회’가 엄격한 절차 아래 뇌사 여부를 판정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뇌사판정위원회’는 전문의사 2명 이상과 의료인이 아닌 위원 1명 이상을 포함한 4명 이상 6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합니다.
제18조(뇌사판정 등) ① 뇌사판정기관의 장은 제17조제2항에 따른 뇌사판정 신청을 받으면 지체 없이 현장에 출동하여 뇌사판정 신청이 된 뇌사추정자(이하 “뇌사판정대상자”라 한다)의 상태를 파악한 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문의사 2명 이상과 진료담당의사가 함께 작성한 뇌사조사서를 첨부하여 뇌사판정위원회에 뇌사판정을 요청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라 뇌사판정의 요청을 받은 뇌사판정위원회는 전문의사인 위원 2명 이상과 의료인이 아닌 위원 1명 이상을 포함한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뇌사판정을 한다. 이 경우 뇌사판정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 뇌사판정위원회는 뇌사판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뇌사조사서를 작성한 전문의사와 진료담당의사를 뇌사판정위원회에 출석시켜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다.
④ 뇌사판정위원회는 제2항에 따라 뇌사판정을 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출석위원 전원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한 뇌사판정서 및 회의록을 작성하여 뇌사판정기관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⑤ 뇌사판정기관의 장은 제4항에 따라 뇌사판정서 및 회의록을 제출받으면 그 사본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자료를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의 장에게 보내야 하고, 뇌사판정 신청자에게는 뇌사판정서 사본을 보내야 한다.
<뇌사를 인정하면 나타나는 현실적 부작용은 없을까?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은 없을까?>
읽을 거리
배아, 독립된 생명체 아니다
정수정 기자 2010-05-31 06:57
인공수정된 뒤 임신에 사용되지 않고 냉동상태에 있는 배아는 독립된 생명체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결정이 나왔다. 이 결정은 생명공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인간생명의 시작이 언제부터인지에 대한 최초의 헌법적 평가여서 의미가 있다.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제12조 ①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특히 헌재는 이 결정에서 배아생성자의 배아에 대한 결정권을 인정했고, 배아의 기본권 주체성을 부정해 인공수정배아가 연구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남모씨 부부와 이들이 생성한 배아 등산부인과 의사, 윤리학 박사, 철학자 등 13명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생명윤리법)이 인공수정배아를 인간이 아닌 세포군으로 규정해 배아를 연구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복제배아의 폐기를 허용한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2005헌마346)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5조(배아의 보존 및 폐기) ① 배아의 보존기간은 5년으로 한다. 다만, 동의권자가 보존기간을 5년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이를 보존기간으로 한다.
제29조(잔여배아 연구) ① 제25조에 따른 배아의 보존기간이 지난 잔여배아는 발생학적으로 원시선(原始線)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체외에서 다음 각 호의 연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재판부는 "배아생성자는 배아에 대해 자신의 유전자정보가 담긴 신체의 일부를 제공하고, 또 배아가 모체에 성공적으로 착상해 인간으로 출생할 경우 생물학적 부모로서의 지위를 갖게 되므로, 배아의 관리 또는 처분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체외수정기법에 의한 임신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한 번에 다수의 체외수정배아를 생성함으로써 잔여배아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할 때, 냉동된 잔여배아 수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의료기관의 관리소홀로 배아가 부적절한 연구목적으로 부당하게 사용되는 것을 방지해야할 필요성이 크므로, 배아에 대한 5년의 보존기간 및 보존기관 경과 후 폐기의무를 규정한 것은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방법의 적절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기억해야 할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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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후부터 약 9주까지를 배아(胚芽)라고 하고, 그 이후부터 출산 때까지를 태아(胎兒)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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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주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