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의 권리
<고용문제를 사적 자치의 원칙에 맡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제32조
①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다음은 근로의 권리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근로의 권리는 국민이 국가에 근로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즉 근로기회청구권을 핵심적 내용으로 합니다. 따라서 사회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러나 국민이 근로의 기회를 청구한다고 하여 국가가 곧바로 일자리를 줄 수는 없습니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과제를 부담하는 것이며, 이 점을 헌법 제32조 제1항 제2문 전단이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같은 조문은 적정임금의 보장과 최저임금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가 적정임금인지에 대하여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는 근로자와 그 가족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 필요한 정도의 임금을 받도록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부담하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임금의 최저한도를 법적으로 확정하여 그 이하의 수준으로는 근로자가 고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로서 강제력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결정된 최저임금은 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적용됩니다. 모두 아는 것처럼 근래 들어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하여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논란이 뜨겁습니다.
제32조
③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헌법 제32조 제3항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근로조건의 기준을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근로조건 법정주의라고 부르는데, 이에 근거하여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률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본래 민법에 따르면 근로조건, 예컨대 임금, 근로시간, 근로환경 등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자유로운 계약으로 정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사용자와 근로자의 힘의 차이로 말미암아 근로자는 점점 더 열악한 조건으로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하여 근로조건의 최저 수준을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가 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최저임금제를 지역별로 다르게 정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근로삼권
<공장을 해외로 이주하는 문제에 반대하기 위해 파업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헌법 제33조
①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언급한 것처럼 근로조건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자유로운 계약으로 정해지는 것이 원칙이며, 이 계약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일대일 계약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거대한 기업 앞에 일개 근로자는 미미한 존재이며, 열악한 근로조건을 제시하여도 생계를 위해 묵묵히 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조금 전에 본 제32조의 근로조건 법정주의였으며, 제33조 근로삼권 역시 같은 취지의 조항입니다. 근로자들이 결집하여 교섭력을 높이고 사용자와 근로자가 되도록 대등한 관계에서 근로조건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을 마련한 것입니다.
근로삼권의 첫 번째 내용은 단결권입니다. 단결권이란 근로자들이 근로조건의 유지 또는 개선을 위하여 사용자와 대등한 교섭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자주적으로 단체를 결성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이러한 단체를 노동조합이라고 부릅니다. 현재 고용된 근로자뿐만 아니라 해고되었으나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사람도 단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근로자 개인뿐만 아니라 개개의 노동조합도 단결하여 산업별 노동조합과 같은 것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와의 교섭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조직강제 내지 단결강제도 가능하다고 보고 봅니다. 즉 취업하면 의무적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하도록 하는 유니온샵과 같은 제도가 허용된다는 것입니다.
근로삼권의 두 번째 내용은 단체교섭권입니다. 단체교섭권은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자주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교섭의 대상은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며 이와 무관한 사항, 예를 들어 사용자가 행하는 경영과 관련된 사항은 원칙적으로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어디까지가 경영에 관한 사항인지가 불명확하여 현실에서는 많은 문제를 초래합니다.
세 번째 내용은 단체행동권입니다. 단체행동권은 단체교섭이 결렬되어 분쟁상태가 발생할 때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쟁의행위는 파업, 태업, 피케팅, 보이콧 등 근로자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쟁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민사상⋅형사상 책임은 근로자에게 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불법 쟁의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공무원 근로삼권
헌법 제33조
②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③ 법률이 정하는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아니할 수 있다.
헌법 제33조 제2항은 공무원의 경우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정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단체행동권 등을 행사함으로써 업무 공백을 초래하는 것이 위험하기에 이러한 규정을 둔 것입니다. 또 상당수의 공무원이 법률에 따라 신분보장을 받는다는 것도 이유입니다.
그러나 선진 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2005년부터는 일정한 범위의 공무원이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제한이 많은데요. 이 제한을 폐지해서 온전한 근로삼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33조 제3항은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읽기 자료
[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박수연 기자 2024-04-25 11:44
업무상 재해를 입은 일용근로자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한 달 근로일수는 20일을 초과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연간 공휴일 증가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근로 여건 등을 근거로 들었다. 2003년 정했던 근로일수 기준(22일)을 21년 만에 이틀 줄인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2020다271650)에서 도시 일용노동자의 월 가동 일수를 22일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해져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근로자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 여건과 생활 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는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 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 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2003년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했지만, 21년 만에 20일을 초과할 수 없다고 견해를 변경했다. 다만 변화된 시대상황을 반영해 현재 적용될 수 있는 경험칙을 선언한 것으로 판례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전원합의체에서 종전 판례를 폐기하고 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을 통해 모든 사건에서 월 가동일수를 20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증명한 경우에는 20일을 초과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20일 미만의 월 가동일수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준점이 월 가동일수 22일에서 20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향후 실제 실무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도시 일용근로자'란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반 잡역에 종사하면서 단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일실수입 산정 과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개념이다.
일용직 근로자인 A 씨는 2014년 7월 경남 창원의 한 여관 철거 공사 현장에서 높이 28m의 굴뚝 철거 작업을 하던 중 떨어져 좌측 장골 등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A 씨에게 휴업급여 2억900여만 원, 요양급여 1억1,000여만 원, 장해급여 약 3,167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공단은 해당 크레인의 보험자인 삼성화재를 상대로 7,957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도시 일용노동자의 월 근로일수를 19일로 계산하고 삼성화재가 공단에 7118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월 근로일수를 22일로 계산하고 1심보다 많은 7,46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