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11조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법 적용의 평등과 법 내용의 평등
헌법 제11조 제1항 제1문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법’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 그러니까 형식적 의미의 법률뿐만 아니라, 모든 성문법과 불문법을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따라서 헌법이나 명령⋅규칙⋅조례 심지어 관습법이나 조리 앞에서도 모든 국민은 평등해야 합니다.
그리고 법 ‘앞에’ 평등은 문자 그대로 보면 법을 국민에게 적용할 때 평등해야 한다는 ‘법 적용의 평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의 적용은 평등하게 해도 애초에 법의 내용이 불평등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법률을 아무리 평등하고 공정하게 적용해 보아야 결과는 불평등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 앞에 평등은 법 자체가 불평등하게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법 내용의 평등’을 모두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법 내용의 평등 요구와 실질적 법치주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평등원칙과 평등권
간단히 정리하면 ‘법 앞에 평등’이라는 말은 모든 법을 평등하게 만들고, 그 법을 다시 평등하게 적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이 평등하게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라는 말입니다. 평등은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국가기관, 나아가 모든 국민이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과제로서 성격을 가지며, 이를 ‘평등원칙’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어떤 국민이 자신을 평등하게 대우할 것을 주장하지 않더라도 이 사람이 불편부당하게 대우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한편 모든 국민은 자신이 불평등하게 대우받는다고 생각할 때 국가 또는 제3자에게 자신을 평등하게 대우할 것을 요청함에도 이 조항을 원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평등은 권리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되며, 이를 ‘평등권’이라고 부릅니다.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거의 모든 기본권은 개개의 국민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로서의 성격을 갖는 동시에, 국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하여 실현해야 할 과제이자 가치로서의 성격도 갖습니다. 후자를 ‘객관적 가치 질서로서 성격’이라는, 조금 어려운 용어로써 지칭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기본권은 주관적 권리로서의 성격과 객관적 가치 질서로서 성격을 포함하는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차별금지 사유와 차별금지 영역
(1)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등
헌법 제11조 제1항 제2문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차별금지 사유라고 부릅니다. 과거 남성과 여성의 차별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종교에 의한 차별도 전 세계적으로 극심하였으며, 지금도 일부 국가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말기의 천주교 신자에 대한 박해 사건은 유명합니다. 사회적 신분이라는 말은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학자들은 가문이나 가족 내의 지위를 비롯하여 전과자⋅부자⋅근로자⋅상인⋅농민 등 모든 사회적 지위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이 조문에서 예시된 성별⋅종교⋅사회적 신분은 차별금지 사유의 대표적인 예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여타의 이유로도 차별하면 안 됩니다.
(2)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영역 등
한편 헌법은 제11조 제1항에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영역에서 차별이 금지된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차별금지 영역이라고 부릅니다. 이 역시 예시에 불과하며 여타의 다른 영역에서의 차별도 금지된다고 하겠습니다.
헌법 제11조의 ‘법 앞에 평등’이라는 말도, 차별금지 사유와 차별금지 영역에서 언급한 평등도 모두 상대적 평등 개념을 전제로 합니다. 즉, 모든 사람이 완전히 똑같이 대접받으며 차별이 전혀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정한 차별, 특히 나름의 근거를 가진 ‘합리적 차별’은 허용됩니다. 그래서 여성에게 주는 출산휴가와 남성에게 주는 출산휴가가 다를 수 있는 것이며, 성인에게는 선거권을 주지만 어린아이에게는 선거권을 주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헌법 제11조 제1항과 관련하여 자의적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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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2024-04-01 09:30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의 재산을 상속받을 법적인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 현행 민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은 민법 제1003조 제1항 중 '배우자' 부분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지난달 28일 합헌 결정을 내렸다(2020헌바494).
A 씨는 사실혼 배우자와 11년간 함께 살다가 2018년 망인이 사망함에 따라 사별했다. 그는 법원에서도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았다.
민법 제1003조는 배우자가 망인의 부모나 자녀(직계존·비속)와 같은 수준의 상속권을 갖고 법이 정한 비율만큼 유류분(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다고 정한다. 직계 존속이나 비속이 없으면 배우자가 단독 상속권을 갖는다.
제1000조(상속의 순위) ①상속에 있어서는 다음 순위로 상속인이 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2.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3. 피상속인의 형제자매
4.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
②전항의 경우에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최근친을 선순위로 하고 동친등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공동상속인이 된다.
③태아는 상속순위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
제1003조(배우자의 상속순위) ①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제1000조제1항제1호와 제2호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
② 제1001조의 경우에 상속개시전에 사망 또는 결격된 자의 배우자는 동조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배우자는 법률혼 배우자일 뿐 A 씨와 같은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망인의 재산은 법정상속인인 형제자매 등에게 돌아갔다.
A 씨는 법정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고,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과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도 청구했다.
그러나 헌재는 10년 전인 2014년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법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에도 똑같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제3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속과 같은 법률관계에서는 사실혼을 법률혼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으므로 상속권 조항이 사실혼 배우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사실혼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통해 상속권을 가질 수 있고, 상속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파악해 분쟁을 방지할 필요도 있다는 점도 이유가 됐다.
A 씨는 한쪽이 사망하면서 혼인 관계가 종료될 경우 사실혼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입법하지 않은 것(부작위)도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입법자는 이혼과 같이 쌍방 생존 중 혼인이 해소된 경우의 재산분할 제도만을 재산분할청구권 조항의 입법사항으로 했다"며 A씨의 청구가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고 보고 각하했다.
다만 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소수의견을 통해 "적법한 청구로서 헌재가 판단을 내려야 하고, 사실혼 관계에서 일방이 사망한 경우 배우자의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세 재판관은 "현재의 법체계 및 재산분할 제도 하에서는 사실혼 부부가 협력해 이룬 재산이 그 형성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상속인에게 모두 귀속되는 등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며 "입법 형성에 관한 한계를 일탈해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예시 문제
문 4. 다음은 법치주의에 관한 갑과 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갑 : 절차적 형식에 따라 법이 제정되고 법적 형식에 따라 통치가 이루어지기만 하면 된다.
을 : 법이 합법적 절차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그 목적과 내용이 인간의 존엄성, 실질적 평등과 같은 정의에 부합해야 한다.
① 갑은 법치주의를 ‘법에 의한 지배’로 이해한다.
② 을은 법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③ 을은 “악법도 법이다.”라고 주장한다.
④ 갑과 을 모두 통치의 합법성을 중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