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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 헌법 제21조

의사소통 관련 기본권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가 한 조항에 묶여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헌법 제21조
①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우리 헌법에서 의사소통과 관련한 핵심적인 기본권은 헌법 제21조입니다. 먼저 헌법 제21조 제1항에는 모든 국민이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기본권만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 언론의 자유, 출판의 자유, 집회의 자유, 결사의 자유 모두 네 가지를 동시에 규정하고 있는 것이지요.
언론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가 함께 규정된 것은 대충 이해가 되는데, 집회의 자유 결사의 자유가 함께 규정된 것은 조금 의아한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규정된 것일까요? 어떤 공통점이 있기에 이렇게 네 개의 기본권이 함께 규정된 것일까요. 그 공통점은 바로 의사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에 있습니다. 이 네 가지 모두가 국민의 의사소통 활동의 특징적인 모습들이며, 국민의 의사소통 활동을 종합적으로 보장한다는 점에서 이들 네 개의 기본권이 모여서 규정된 것입니다. 참고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통칭해서 넓은 의미의 ‘언론의 자유’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 유의하길 바랍니다.
헌법 제21조의 언론의 자유는 종래 자유권적 기본권의 하나로 다루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민주주의 정치 질서에서의 언론의 자유의 중요성에 착안해서 이 기본권이 정치적 기본권으로서의 의미도 가지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아울러서 언론의 자유 중 앞의 부분 언론⋅출판의 자유는 주로 개인적인 의사소통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반면에 뒷부분 즉 집회⋅결사의 자유는 집단적인 의사소통을 보호하는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단적 의사소통이 무엇인지에 대하여는 뒤에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언론 출판의 자유의 내용

언론의 자유 중 앞부분 즉 언론⋅출판의 자유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은 의사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줄여서 표현의 자유라고도 합니다. 대화나 연설에 의하건, 유무선 통신에 의하건, 신문이나 책과 같은 출판물에 의하건 상관없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의사 표현을 하려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습득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듣지 않고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사람은 제대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언론⋅출판의 자유는 의사 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의사 수령의 자유 또는 알 권리도 함께 보장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 권리’가 있다는 말은 ‘알지 않을 권리’도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듣기 싫은 이야기,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할 때 그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되는 것입니다.
헌법 제21조
③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오늘날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매스미디어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뉴미디어,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은 의사소통의 질과 양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언론⋅출판의 자유는 매스미디어의 자유 역시 함께 보장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에 따라 매스미디어는 취재의 자유, 편집의 자유, 보도의 자유, 광고의 자유 등을 보장받습니다. 헌법 제21조 제3항은 통신⋅방송⋅신문 등의 기능보장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데, 이 역시 매스미디어의 자유와 관련이 깊습니다.

사상의 자유시장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강력한 보장

근거가 없거나 부족한 언론보도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부르며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죠. 언론의 자유, 특히 매스미디어의 보도의 자유를 인정하다 보면 불가피한 현상일지 모릅니다. 본의 아니게 오보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조회 수 경쟁 때문에, 또는 다른 의도 때문에 의도적으로 부적절한 보도를 할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사상의 자유시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 여러 매체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다 보면, 그중 옳고 좋은 것은 선택을 받고, 틀리고 나쁜 것은 선택을 받지 못해, 나름대로 최선의 그리고 합리적인 매체와 보도만 남게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틀린 보도, 나쁜 보도라도 그대로 두면 저절로 잘 걸러지므로, 섣불리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지 말고, 오히려 강력하게 보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이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늘날처럼 언론매체가 거대 기업이 되고, 보도의 내용과 별개로 자신의 자본력 또는 사실상의 정치 권력에 의해 존속하는 상황을 예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사상의 자유시장이 작동하지 않게 만드는 경제와 권력 장치들이 이미 많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언론의 자유를 함부로 제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실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번거롭더라도 다양한 성향의 언론보도를 골고루 살펴보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학자들은 자신들이 연구한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세상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권력자들의 부정과 비리를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어야 더 나은 정치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언론의 자유는 되도록 강력하게 보장될 필요가 있습니다.
헌법 제21조
②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헌법 제21조 제2항 전단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와 검열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검열이란 누군가가 의사를 표현하기 전에 ‘앞서서’ ‘국가기관’이 표현해도 좋은지 아닌지를 검토하고 결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의사 표현이 이루어지고 난 ‘이후에’ 헌법 제37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어 제한하거나, 아니면 국가기관이 아닌 ‘자율적 단체’에 의해 제한하는 것은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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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자료

'음란표현'도 언론·출판의 자유 보호영역
류인하 기자 2009-06-09 08:27
헌법재판소가 선례를 변경해 ‘음란표현’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범위 안에 있다는 결정을 내놨다. 지난 98년 ‘음란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결정을 11년만에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헌법상 기본권 보호영역에 있더라도 국가의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해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정보통신망에 음란한 영상 등을 배포·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5조1항 제2호는 합헌이라는 판단도 함께 내놨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최모씨 등 4명이 “인터넷포털 등을 통해 음란영상 등을 배포·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한 구 정보통신망법 제65조1항 제2호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06헌바109)에서 지난달 28일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음란표현’을 헌법상 언론·출판자유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해석할 경우, 음란표현에 대해서는 명확성의 원칙, 검열금지의 원칙 등에 입각한 합헌성 심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며 “또 기본권 제한에 대한 헌법상의 기본원칙, 예컨대 법률에 의한 제한, 본질적 내용의 침해금지원칙 등도 적용하기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 결과 모든 음란표현에 대해 사전검열을 받도록 하고 이를 받지 않은 경우 형사처벌을 하거나, 유통목적이 없는 음란물의 단순소지를 금지하거나, 법률에 의하지 않고 음란물 출판에 대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행위 등에 대한 합헌성 심사도 하지 못하게 된다”며 “결국 음란표현에 대한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마저도 부인하게 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음란표현도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는 해당하되, 다만 헌법 제37조2항에 따라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며 “이와 견해를 달리해 음란표현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종전 의견(95헌가16)은 변경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김희옥·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은 이 법 조항이 합헌이라는 데에는 찬성하면서도 “헌법 제21조4항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헌법적 한계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그 한계를 벗어난 표현은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아니한다”며 선례변경에는 반대하는 별개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또 “법률조항의 ‘음란’개념은 비록 보다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현 상태로도 수범자와 법집행자에게 적정한 판단기준 또는 해석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같은 기준에 따라 어떤 표현이 ‘음란’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을 배제할 수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일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이에 대해 조대현·김종대 재판관은 “재판의 전제성이 있으면 헌법에서 정하는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하기 위한 요건은 충족되는 것”이라며 “위헌법률심판이 헌법소원 청구인 등을 유리하게 하거나 재심의 기회를 주는 경우라야 비로소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위헌법률심판제도의 본질을 왜곡시켜 객관적인 규범통제보다도 주관적인 권리보호에 치중하는 제도로 변질시키게 될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