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통지제도
헌법 제12조
⑤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받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하지 아니한다.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자의 가족 등 법률이 정하는 자에게는 그 이유와 일시·장소가 지체없이 통지되어야 한다.
헌법 제12조 제5항은 체포⋅구속 이유 등 고지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피의자가 체포나 구속을 당하는 상황을 상상해 봅시다. 아마도 피의자는 매우 불안할 것이므로, 법이 정하고 있는 정당한 방어권조차 행사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형사 피의자에게 체포⋅구속 이유 및 변호인 의뢰권을 알려야 합니다. 이것은 이른바 미란다(Miranda) 원칙을 구체화한 것입니다.
한편 형사피의자의 가족 등에 대한 체포⋅구속의 이유와 체포⋅구속의 일시⋅장소에 대한 통지제도도 함께 규정되어 있습니다.
체포⋅구속적부심사제도
헌법 제12조
⑥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적부의 심사를 법원에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12조 제6항이 규정하고 있는 체포⋅구속적부심사제도란 체포⋅구속을 당한 자가 그러한 체포⋅구속의 옳고 그름에 대하여 법원에 심사를 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합니다. 체포⋅구속은 처음부터 법관의 영장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지만, 우리 헌법은 신체의 자유 보장에 더욱 온 힘을 다하려는 의도로 한 번 더 법원의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장제도가 사전예방적 수단이라면 체포⋅구속적부심사제도는 사후교정적 수단입니다.
자백의 증거능력・증명력 제한
헌법 제12조
⑦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폭행·협박·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자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될 때 또는 정식재판에 있어서 피고인의 자백이 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거나 이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
헌법 제12조 제7항 전단은 자백이 고문을 비롯한 폭행⋅협박⋅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등의 방법에 따라 자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될 때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거나 이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고문과 같은 부당한 수단으로 얻어낸 자백은 아예 증거로 쓰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자백의 증거로서의 자격 자체가 부인된다는 점에서 자백의 증거능력 제한이라고 부릅니다.
헌법 제12조 제7항 후단은 자백의 증명력 제한을 규정합니다. 자백이 고문 등에 의하여 획득된 것은 아닐지라도, 정식재판에 있어서 피고인의 자백이 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에는 이것을 유죄의 증거로 삼거나 이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피고인이 고문이나 폭행 없이 자발적으로 한 자백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보완하는 다른 보강증거가 없을 때는 무죄가 된다는 이야기지요. 물론 정식재판이 아니라 – 비교적 가벼운 사건이 다루어지는 - 약식재판에 있어서는 증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자백이 증거로서의 능력은 있지만, 유죄판결을 이끌 정도의 힘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자백의 증명력 제한이라고 부릅니다.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스스로 자백하는 것만큼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유괴사건이나 테러 사건처럼 억지로라도 자백을 받아야 무고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사안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자백을 얻어내는 데에만 열중하다 보면 고문이나 폭행과 같은 가학적 방법의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헌법은 이로써 발생하는 위험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이고, 따라서 자백의 증거로서의 능력과 증명력에 대한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피고인 자백으로 유죄의 근거를 삼을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일까?>
읽을 거리
강도상해·강도치상 법정형 하한 징역 7년… 살인죄보다 높아도 위헌 아니다
신지민 기자 2016-10-20 16:48
강도상해죄와 강도치상죄의 하한을 살인죄보다 높은 징역 7년 이상으로 일률적으로 규정한 형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그동안 이 법조항에 대해 4차례에 걸쳐 합헌결정(93헌바60, 99헌바43, 2006헌바101, 2010헌바346)을 내렸는데, 이번 결정에서는 지난 1997년 8월 첫 결정(93헌바60) 이후 다시 반대의견이 등장했다.
헌재는 최근 강도치상죄로 기소된 A씨와 강도상해죄로 기소된 B씨가 "형법 제337조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2014헌바183, 2015헌바169)에서 재판관 7(합헌)대 2(위헌)의 의견으로 최근 합헌 결정했다.
형법 제337조는 강도가 사람을 상해하거나(강도상해) 상해에 이르게 한(강도치상) 경우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법정형으로 하는 형법 제250조 1항의 살인죄보다 형의 하한이 더 높다.
헌재는 "죄질의 경중과 법정형의 높고 낮음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므로 강도상해죄의 법정형의 하한을 살인죄보다 높였다고 해서 바로 합리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해당 조항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의 선고를 할 수 없도록 법정형을 규정했다 하더라도 법관의 양형 판단 재량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강도상해죄와 강도치상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정한 것은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수단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는 강도행위는 그로 인해 상해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고, 강도행위자도 그러한 결과를 쉽사리 예견할 수 있으므로 강도의 고의가 인정되는 이상 상해라는 결과 자체에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그 불법과 죄질의 평가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창호·서기석 재판관은 "이 조항은 매우 다양한 유형의 행위 태양과 피해의 정도를 그 적용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도상해죄와 강도치상죄의 법정형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함으로써, 실무상 집행유예 선고에 관한 법관의 양형 선택과 판단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단순절도의 고의로 실행에 착수한 자가 체포면탈을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하게 되면 그 피해금액이나 행위 태양에 관계없이 모두 준강도로 포섭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상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절도의 기수뿐 아니라 미수에 그친 자까지도 강도상해죄 또는 강도치상죄로 처벌될 수 있다"며 "절도 공범 중 직접 상해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공범도 그 상해행위를 예견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없는 한 준강도상해의 죄책을 면할 수 없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관련 조문>
형법 제337조(강도상해, 치상)
강도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②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53조(정상참작감경)
범죄의 정상(情狀)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20. 12. 8.]
형법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①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5. 7. 29., 2016. 1. 6.>
형법 제335조(준강도)
절도가 재물의 탈환에 항거하거나 체포를 면탈하거나 범죄의 흔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한 때에는 제333조 및 제334조의 예에 따른다.
<기억해야 할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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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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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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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량감경(酌量減輕): 법률상의 감경사유가 없더라도 법률로 정한 형이 범죄의 구체적인 정상에 비추어 과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법관이 그 재량에 의하여 형을 감경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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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질의 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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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성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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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면탈(免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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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태양(態樣)
문제 풀이
(10 법원직 9급) 적법절차에 관한 설명으로 가장 잘못된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통설과 헌법재판소 결정례에 의함)
① 헌법은 제12조 제1항의 처벌, 보안처분, 강제노역 등 및 제12조 제3항의 영장주의와 관련하여 각각 적법절차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그 적용대상을 예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통설적 견해다.
②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식적인 절차 뿐만 아니라 실제적 법률내용이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것이어야 한다는 실질적 의미로까지 확장되어 있다.
③ 국회의 입법절차도 적법절차원리의 지배를 받는다.
④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수형자가 변호인과 주고받은 서신을 검열한 행위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④ 형사절차가 종료되어 교정시설에 수용중인 수형자는 원칙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없다(헌재 1998. 8. 27. 96헌마398).
헌법 제12조 제4항 본문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 대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바, 이를 위하여서는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게 변호인과 사이의 충분한 접견교통을 허용함은 물론 교통내용에 대하여 비밀이 보장되고 부당한 간섭이 없어야 하는 것이며, 이러한 취지는 접견의 경우뿐만 아니라 변호인과 미결수용자 사이의 서신에도 적용되어 그 비밀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헌재 1995. 7. 21. 92헌마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