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Duplicate
✔️

02-2 인간의 존엄

헌법 제10조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10조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추구권을 함께 규정하고 있는데, 먼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살피겠습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존엄성과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동물이나 기계와는 다릅니다. 함부로 죽이거나 다치게 하면 엄한 처벌을 받습니다. 돈을 주고 사고팔아도 안 되며, 죽거나 망가질 때까지 이용해서도 안 됩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갖는다는 말은 인간을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되며, 언제나 목적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데 존엄이라는 말은 “감히 범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엄숙함”을 의미합니다. 가치라는 말도 무엇인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함과 가치를 인정받는 국가를 한번 상상해 봅시다. 마치 천국이나 낙원과 같은 이상적인 곳이 아닐까요. 그래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그리고 대한민국헌법이 도달하려 꿈꾸고 있는 종국적 목적이자 기본이념을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우리 헌법에서 제일 중요한 조항이 제10조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독일의 헌법인 기본법(Grundgesetz)이 인간의 존엄을 가장 처음 조항“제1조”에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은 이 조항의 비중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한 실제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인간의 존엄과 가치로부터 도출되는 기본권

그런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종국적 목적 또는 기본이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현실에서 주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본권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인격권이라는 기본권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에서 유래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을 유치장에 수용하는 과정에서 흉기와 같은 위험물을 소지할 가능성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옷을 전부 벗긴 상태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게 한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신체검사는 과도한 것이며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만 안겨주었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서 유래하는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헌법재판소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차폐 시설이 불충분하여 신체 부위가 노출되고 냄새가 나는 화장실을 강요하게 한 행위도 비인도적이고 굴욕적이며 따라서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명예훼손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자에게 법원이 강제로 그러니까 내키지 않는데도 사죄 광고를 내게 하는 것도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본 바 있습니다.

<본인의 경험 속에서 인격권을 주장했어야 했던 사례가 있을까?>

읽기 자료

헌재 2016. 12. 29. 2013헌마142, 판례집 28-2하, 652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자.
청구인은 업무방해죄 등으로 기소되어 2012. 4. 10. 벌금 70만 원 및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11노1134), 그 판결은 2012. 6. 8. 상고기각 결정으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2도4785).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①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현법 제70조(노역장 유치) ① 벌금이나 과료를 선고할 때에는 이를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여 동시에 선고하여야 한다.  ② 선고하는 벌금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1천일 이상의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청구인은 위 벌금의 납입을 거부하여 노역장 유치명령에 따라 2012. 12. 8. 16:00경부터 2012. 12. 18. 13:00경까지 ○○구치소 13동 하층 14실(면적 8.96㎡, 정원 6명, 이하 ‘이 사건 방실’이라 한다)에 수용되었고, 2012. 12. 18. 13:00경부터 2012. 12. 20. 00:00경까지 ○○구치소 내 사회복귀방에 수용되었다가 형기만료로 석방되었다.
청구인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수용행위는 ‘법무시설 기준규칙’이나 ‘수용구분 및 이송․기록 등에 관한 지침’에도 위반하는 과밀수용으로, 범죄 감염을 조장하고 수용자 간 폭행 등 교정사고를 초래할 우려가 있으며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저해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수용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방실에서 발을 뻗고 자기도 어려울 정도로 불편함을 겪었고 이는 청구인이 수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수용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인격권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의미를 파악해 보자.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헌법이념의 핵심으로, 국가는 헌법에 규정된 개별적 기본권을 비롯하여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자유와 권리까지도 이를 보장하여야 하며, 이를 통하여 개별 국민이 가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확보하여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원리를 선언한 것이다.
헌법 제37조 ①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자유와 권리의 보장은 1차적으로 헌법상 개별적 기본권규정을 매개로 이루어지지만,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기본권 형성에 있어서 최소한의 필요한 보장조차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한다면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위반된다(헌재 2000. 6. 1. 98헌마216 참조).
청구인의 주장은 타당한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모든 인간을 그 자체로서 목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인간을 다른 목적을 위한 단순한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하는바, 이는 특히 국가의 형벌권 행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국가의 형벌권 행사는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대상이 되는 피의자․피고인․수형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피의자⋅피고인⋅수형자를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존엄과 가치를 가지는 인간으로 대우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 사람을 국가행위의 단순한 객체로 취급하거나 비인간적이고 잔혹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행형(行刑)에 있어 인간 생존의 기본조건이 박탈된 시설에 사람을 수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특히 수형자의 경우 형벌의 집행을 위하여 교정시설에 격리된 채 강제적인 공동생활을 하게 되는바, 그 과정에서 구금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는 수형자의 기본권에 대한 제한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국가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서 비롯되는 위와 같은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준수하여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수형자가 인간으로서 가지는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수 없다.

읽기 자료

생성형 AI와 저작인격권 한경비즈니스 외고 2026. 1. 3.
전 세계에서 생성형 AI 개발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작가와 출판사들이 오픈AI나 메타 등을 상대로, 유럽과 한국에서는 음악권리단체와 방송사 등이 AI 모델의 무단 학습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이러한 분쟁은 주로 AI 학습을 위한 저작물의 무단 이용이 복제권·전송권 등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지가 쟁점이지만 AI 시대에 창작자의 인격적 권리 보호도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저작인격권은 창작자의 명예와 개성을 보호하는 권리로 공표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 등을 일컫는데 저작물에 대한 경제적 권리와 별개로 인정된다. 저작인격권은 양도나 포기가 불가능하므로 설령 저작재산권을 이전하여 AI 학습을 허락했더라도 원저작자는 자신의 이름이 빠지거나 작품 내용이 임의로 변경되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저작권법상 저작인격권의 행사에 공정이용 법리를 비롯한 저작재산권의 제한사유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AI 학습이 저작재산권 침해를 구성하지 않더라도 저작인격권 침해는 여전히 성립할 수 있다.
해외 분쟁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지방법원은 앤트로픽 사건(Bartz, et al. v. Anthropic PBC)과 메타 사건(Kadrey v. Meta Platforms, Inc.)에서 공통적으로 AI 모델 학습을 위한 저작물 이용이 미국 저작권법 제107조의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앤트로픽 사건에서 법원은 작가들의 서적을 이용해 LLM ‘클로드’를 학습시킨 행위가 원저작물을 단순 복제·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통계적·언어적 분석을 통해 새로운 텍스트 생성을 가능하게 하는 변형적 이용이라고 보았다.
다만 해적판 서적을 기반으로 ‘중앙도서관’을 구축·보유한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이용을 부정하였다.메타 사건에서도 법원은 LLM ‘라마’ 학습을 위한 서적 이용이 변형적 목적을 가지며 저작권자들이 AI 이용으로 인한 구체적 시장 손해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공정이용을 인정하였다. 두 사건 모두 저작재산권 침해만이 문제되었고 저작인격권에 대한 판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독일에서는 음악저작권관리단체인 게마(GEMA가) 챗GPT를 서비스하는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GEMA v. OpenAI)을 제기하였다. 게마는 챗GPT가 간단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도 유명 노래 가사 9곡을 사실상 원문과 동일하게 재현하는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이는 AI 학습 단계에서의 복제권 침해와 산출 단계에서의 공중접근권(전송권 유사), 저작자 승인권(성명표시권 유사), 왜곡 등 금지 권리(동일성유지권 유사)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최근 뮌헨지방법원은 원저작물이 AI 모델의 파라미터에 재현 가능한 형태로 포함되어 있고 매우 단순한 프롬프트만으로 가사가 출력되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저작물의 고정과 재현이 AI 모델 내부에서도 이루어졌다고 보아 학습 단계와 산출 단계 모두에서 저작권자의 배타적 이용권이 침해되었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독일 저작권법상 텍스트·데이터마이닝(TDM) 면책 규정은 단순한 정보 분석을 위한 기술적 복제에 한정되며 AI 모델이 학습 데이터를 재현할 수 있는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아 TDM 면책을 부정하였다. 다만 법원은 저작재산권 침해에 근거한 금지청구가 이미 인용된 점 등을 이유로 저작자 승인권이나 왜곡 등 금지 권리 등 저작인격권 침해 주장은 별도로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AI와 저작인격권을 다룬 판결은 아직 확인되지 않지만 생성형 AI로 인해 저작인격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AI가 공개되지 않은 창작물을 무단 학습하고 그 내용을 노출하면 저작자의 공표권을 침해할 수 있다. 또한 게마 사건에서와 같이 AI 산출물이 기존 저작물의 주요 부분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정당한 저작자 표시를 생략한다면 성명표시권 침해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
나아가 AI가 학습한 창작물의 표현 형태를 변형하여 원작의 개성을 훼손할 경우 산출 단계에서의 동일성유지권 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예컨대 화가의 독창적 화풍을 모방한 AI 그림이 원작의 분위기를 망가뜨리거나 원곡 음악을 변형한 AI 리믹스가 작품의 조화를 해칠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AI가 특정 인물의 목소리나 문체를 흉내 내어 마치 당사자가 만든 콘텐츠인 양 유통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이나 표시광고법 위반이 성립할 여지가 있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저작권 분야에서는 저작재산권뿐 아니라 저작인격권 측면에서도 새로운 쟁점이 대두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AI 활용이 보편화되더라도 창작자는 자신의 이름과 작품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을 권리를 꾸준히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관련 분쟁에서 창작자의 인격권 보호와 AI 기술혁신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