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의 구체화와 기본권에 대한 제약
장영수, 헌법학, 513면
기본권을 구체화하여 실현시키기 위해서 기본권에 대한 제약이 필요하다는 점은 당연히 전제될 수밖에 없다. 특정인의 특정기본권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수많은 기본권을 동시에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는, 기본권들 상호간에 또는 기본권과 공익 사이에서 발생되는 충돌을 정서(整序)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는 충돌되는 기본권들의 내용을 확정하여 개별적인 경우에 어떤 기본권이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즉 기본권의 내용 내지 보호범위를 확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기본권의 제약은 이런 의미에서 개별 기본권의 보호범위를 확정함으로써 (무수한 타 기본권 내지 공익과 경합·충돌되고 있는) 개별 기본권이 보호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별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개별기본권의 보호범위 내에서는 그 기본권이 효력을 발할 수 있지만, 그 보호범위 밖에서는 기본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기본권의 제약과 기본권의 구체화는 어떤 관계일까?>
기본권의 한계와 제한
장영수, 헌법학, 513면
기본권의 제약은 기본권의 한계와 기본권의 제한으로 단계화된다.
기본권의 한계는 개별 기본권이 일차적 보호범위를 추상적으로 설정하는 것이며, 이 작업은 대체로 기본권의 개념 자체에 의해 수행된다. 예컨대 종교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일차적 보호범위는 종교라는 개념 자체로부터 나온다. 종교가 아닌 것을 종교의 자유라는 기본권으로써 보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권의 한계는 다른 법익과의 구체적 충돌을 전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각 개별기본권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보호범위)의 울타리를 일반적·추상적으로 그어놓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일반적으로 그어 놓은 울타리는 다른 기본권 내지 타인의 기본권의 보호영역과 관련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기본권 보호영역의 중첩 내지 경합·충돌이 발생된 경우에는 각각의 기본권들의 일차적 보호범위 내에서도 – 즉 기본권의 한계에 의해 그어진 울타리 내에서도 – 그 기본권들 모두가 아무런 제한 없이 실현될 수는 없다. 그 결과 기본권의 구체적 행사에 있어서는 기본권의 제한이 문제된다.
기본권의 제한은 기본권의 한계에 의해 일차적으로 설정된 울타리(보호범위)가 축소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권의 제한의 의미는 기본권 상호간 그리고 기본권과 공익을 정서(整序)하는 데 있다. 즉 기본권의 제한은 기본권에 의해 보장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생활관계들을 상호 정서하고, 나아가 기본권에 의해 보장된 생활관계를 – 국가생활에 있어서 중요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호되는 – 공익과 정서하는 것이다.
기본권의 제한은 헌법에 의한 제한과 법률에 의한 제한으로 나누어지는데, 현행헌법상 인정되고 있는 헌법에 의한 제한은 개별적 제한과 사리상의 제한이 있다. 그리고 법률에 의한 제한은 일반적 법률유보에 의한 제한과 개별적 법률유보에 의한 제한으로 구별될 수 있다.
<기본권은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된다는 말은 타당한가?>
해악 원칙(harm principle)
해악 원칙(harm principle)은 개인의 행위는 오직 다른 개인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경우에만 제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은 1859년의 에세이 『자유론(On Liberty)』에서 이 원칙을 명확히 제시하면서, “문명화된 공동체의 어떤 구성원에게 그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하게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목적은 타인에 대한 해악을 방지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이와 유사한 내용은 1789년 프랑스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Declaration of the Rights of Man and of the Citizen)」에도 이미 표현되어 있다. 거기에서는 “자유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따라서 각 개인의 자연권 행사는 사회의 다른 구성원에게 동일한 권리의 향유를 보장하는 한계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제한도 없다. 이러한 한계는 오직 법에 의해서만 정해질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다.
더 이른 표현으로는 1785년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버지니아주에 관한 노트(Notes on the State of Virginia)」 제17문(종교)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는 “정부의 정당한 권한은 오직 타인에게 해로운 행위에만 미친다.”라고 썼다.
읽기 자료
헌재 2009. 2. 26. 2005헌마764등, 판례집 21-1상,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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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법률 조항을 이해해 보자.
제4조 (보험등에 가입된 경우의 특례) ①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업법 제4조 및 제126조 내지 제128조, 육운진흥법 제8조 또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36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에는 제3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를 범한 당해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나 보험계약 또는 공제계약이 무효 또는 해지되거나 계약상의 면책규정등으로 인하여 보험사업자 또는 공제사업자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 지급의무가 없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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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를 파악해 보자.
청구인은 대학생으로 2004. 9. 5. 12:59경 서울 강남구 도곡동 467 소재 타워팰리스 E동 아파트 앞 3차선 도로를 횡단하던 중 청구외 이○주 운전의 승용차 왼쪽 앞 휀더 및 유리창 부분에 부딪혀 약 1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폐쇄성두개천장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그 이후 청구인은 뇌손상으로 인한 좌측 편마비와 안면마비가 오는 등 심각한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게 되었고, 결국 학업마저 중단하였다.
위 교통사고를 담당한 검사는 2004. 12. 13.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 규정에 따라 가해운전자에 대하여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이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에 관한 과소보호금지원칙에 위배되고,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05. 8.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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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보험 가입자에게 일정한 처벌을 경감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타당한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동차 수의 증가와 자가운전 확대에 즈음하여 운전자들의 종합보험 가입을 유도하여 교통사고 피해자의 손해를 신속하고 적절하게 구제하고, 교통사고로 인한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그 수단의 적절성도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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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해를 입은 경우까지 처벌을 경감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닌가?
그러나 교통사고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 즉 중상해를 입은 경우(형법 제258조 제1항 및 제2항 참조), 사고발생 경위, 피해자의 특이성(노약자 등)과 사고발생에 관련된 피해자의 과실 유무 및 정도 등을 살펴 가해자에 대하여 정식 기소 이외에도 약식기소 또는 기소유예 등 다양한 처분이 가능하고 정식 기소된 경우에는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가해차량이 종합보험 등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조항(이하, ‘단서조항’이라고 한다)에 해당하지 않는 한 무조건 면책되도록 한 것은 기본권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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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를 입은 경우 처벌을 경감하는 것은 어떤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에게 중상해가 아닌 상해의 결과만을 야기한 경우 가해 운전자에 대하여 가해차량이 종합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음을 이유로 공소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한도 내에서는, 그 제정목적인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회복을 촉진하고 국민생활의 편익을 도모하려는 공익과 동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피해자의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과 비교할 때 상당한 정도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대부분 가해 운전자의 주의의무태만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높지 아니하고, 경미한 교통사고 피의자에 대하여는 비형벌화하려는 세계적인 추세 등에 비추어도 위와 같은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이익의 균형성을 갖추었으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판례 이후 법은 어떻게 개정되었을까?>
읽기 자료
"애 데리고 오면 안 됩니다"…노들섬 치킨집 '노키즈존' 안내문에 '부글부글'
서울경제 2026-01-03
서울시 소유 부지인 노들섬 내 한 음식점이 ‘어린이 제한 공간(노키즈존)’으로 운영돼 시민 항의 민원이 제기됐다. 해당 매장은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던 곳으로, 현재는 계약 만료로 영업을 종료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민원인 A씨는 "노들섬 내 BHC 치킨 매장을 이용하려고 했다"며 "아기와 같이 식당을 이용하려고 하니 문 앞에 포스트잇 같은 걸로 '노키즈존'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직원에 물어 보니 아기와는 이용이 어렵다고 했다"며 "노들섬이 가족 단위 사람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인데 노들섬 내에 있는 식당이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고 가족들이 나들이 나왔을 때 식당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또 "노들섬에 있는 시설이나 식당도 서울시에 허가를 내줘서 운영하는 것 같은데 식당 운영하는 행정 지침이 따로 있어서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는 건지 궁금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문화재단 노들섬운영팀은 해당 매장이 서울시 소유 부지에 위치해 있었으나, 공공기관 온라인 입찰 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선정된 민간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공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노들섬운영팀은 "해당 업체와의 계약 서류(서울시 행정 재산 사용 허가 일반 조건 및 사용·수익 허가 특수 조건)에는 노키즈존 운영을 명시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간 사업자인 만큼 노키즈존 운영 자체를 행정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공성 논란이 제기되자 서울문화재단은 해당 업체에 노키즈존 해제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들섬운영팀은 "이번 사안은 공공성과 관련해 이용하는 시민들의 민원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으로 지난해 11월 해당 업체를 상대로 노키즈존을 해제해 시민 이용 제한 사항을 개선하도록 권고 완료했다"며 "현재는 해당 입점 업체와 서울시간 계약 만료로 운영이 종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노들섬은 지난해 10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3704억 원으로, 공사는 ‘하늘예술정원’(공중·지상부)과 ‘수변문화공간’(기단·수변부) 등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착공 이전까지는 기존 라이브하우스와 잔디마당 등 현재 운영 중인 시설은 계속 이용할 수 있다.